[바둑]궁중手談…20일 이창호-옥득진 왕위전

  • 입력 2005년 6월 18일 03시 07분


조선시대 정자 가운데 걸작으로 꼽히는 서울 창덕궁 부용정(芙蓉亭)에서 프로바둑 대국이 열린다.

20일 오전 10시 부용정에서 열릴 대국은 KT배 왕위전 도전 2국. 대국자는 왕위 이창호(李昌鎬) 9단과 도전자 옥득진(玉得眞) 2단. 조선 정궁(正宮)에서 프로기전이 열리는 것은 처음이다.

대국실은 아(亞) 자 모양인 부용정의 5개 방 가운데 연못 위에 있는 방(북쪽)에 마련된다. 관전자들이 폐쇄회로(CC) TV로 대국을 지켜보는 검토실은 부용정 옆 영화당에 마련된다.

이날 대국은 이미경(李美卿) 국회 문화관광위원장이 대국 개시선언을, 이해찬(李海瓚) 국무총리가 점심 식사 후 대국 재개선언을 하고 허동수(許東秀) GS칼텍스 회장 등 10여 명의 저명인사가 관전자로 참가한다. 김인(金寅) 9단을 비롯해 조훈현(曺薰鉉) 9단, 임선근(林宣根·한국기원 사무총장) 9단, 박지은 5단 등이 나와 참가 인사와 지도기를 펼친다.

이번 도전기에선 옥 2단이 먼저 1승을 거둔 상태. 옥 2단은 왕위전 예선 본선 도전기를 포함해 무려 9연승을 거두고 있으며 4월 이후 13승 3패로 최상의 컨디션이다.

반면 이 9단은 최근 부진하다. 왕위전 도전 1국과 LG배 세계기왕전 16강, TV바둑아시아선수권전 1회전 등 주요 대국에서 잇따라 패배했다.

옥 2단이 2국에서 승리한다면 무명 기사의 반란이 실현될 가능성이 높다. 한 폭의 그림 같은 부용정에서의 대국은 신선놀음이 아니라 두 대국자의 사활을 건 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문화재청과 한국기원은 관전자들의 흡연을 철저히 통제할 예정이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