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전 10시 부용정에서 열릴 대국은 KT배 왕위전 도전 2국. 대국자는 왕위 이창호(李昌鎬) 9단과 도전자 옥득진(玉得眞) 2단. 조선 정궁(正宮)에서 프로기전이 열리는 것은 처음이다.
대국실은 아(亞) 자 모양인 부용정의 5개 방 가운데 연못 위에 있는 방(북쪽)에 마련된다. 관전자들이 폐쇄회로(CC) TV로 대국을 지켜보는 검토실은 부용정 옆 영화당에 마련된다.
이날 대국은 이미경(李美卿) 국회 문화관광위원장이 대국 개시선언을, 이해찬(李海瓚) 국무총리가 점심 식사 후 대국 재개선언을 하고 허동수(許東秀) GS칼텍스 회장 등 10여 명의 저명인사가 관전자로 참가한다. 김인(金寅) 9단을 비롯해 조훈현(曺薰鉉) 9단, 임선근(林宣根·한국기원 사무총장) 9단, 박지은 5단 등이 나와 참가 인사와 지도기를 펼친다.
이번 도전기에선 옥 2단이 먼저 1승을 거둔 상태. 옥 2단은 왕위전 예선 본선 도전기를 포함해 무려 9연승을 거두고 있으며 4월 이후 13승 3패로 최상의 컨디션이다.
반면 이 9단은 최근 부진하다. 왕위전 도전 1국과 LG배 세계기왕전 16강, TV바둑아시아선수권전 1회전 등 주요 대국에서 잇따라 패배했다.
옥 2단이 2국에서 승리한다면 무명 기사의 반란이 실현될 가능성이 높다. 한 폭의 그림 같은 부용정에서의 대국은 신선놀음이 아니라 두 대국자의 사활을 건 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문화재청과 한국기원은 관전자들의 흡연을 철저히 통제할 예정이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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