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이야기다.
인터넷의 위력은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라는 점에서 나온다. 소통(疏通)은 인간의 본원적인 욕구 아닌가.
오프라인이 되는 순간 불안해진다. 고도(孤島)에라도 갇힌 것 같다.
인쇄술이나 전신, 전화도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오랫동안 인류의 삶에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인터넷에 비할 바가 아니다. 인터넷은 훨씬 빠르고 강력하다.
모든 컴퓨터는 애초에 독립적이었다. 1969년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연구팀이 두 대의 컴퓨터를 길이 약 5m의 케이블로 연결해 데이터를 주고받는 데 성공했다. 컴퓨터가 처음 연결되는 순간이었다.
1970년대에 컴퓨터들은 서로 연결돼 네트워크를 만들어 나갔다. 같은 네트워크에 속한 컴퓨터끼리는 의사소통(데이터 교환)이 가능했다.
문제는 네트워크와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것. 구조와 특성이 다른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것은 마치 언어가 다른 집단이 만나 대화를 나누는 것과 비슷하다.
섬처럼 분리됐던 네트워크 사이에 다리를 놓은 사람이 ‘인터넷의 아버지’ 빈튼 서프 씨다.
그는 1943년 6월 23일 미국 코네티컷 주 뉴헤이번에서 태어났다.
서프 씨는 ‘TCP/IP(Transmis-sion Control Protocol/Internet Protocol)’라는 통신규약을 제안했다. 통신 분야의 ‘에스페란토’인 셈이다. 이 규약만 따르면 상대 네트워크의 구조나 특성을 몰라도 데이터를 주고받게 했다.
놀라워라. 소통이 가능해지자 수많은 네트워크가 자발적으로 묶이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얽히고설킨 거대한 그물망이 만들어졌다. 현재 세계적으로 수십 억 대의 컴퓨터가 한데 연결돼 소식을 나눈다.
인터넷이 가장 빠른 속도로 보급된 한국. 하지만 부정적인 면도 가장 심각해 보인다. 증오와 집단 광기(狂氣)가 불쑥불쑥 번져 나온다. ‘인터넷의 아버지’가 애초에 생각했던 것은 이해와 화해의 인터넷이었을 것이 분명한데….
홍석민 기자 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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