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눈]고노 다로/韓日갈등, 교류가 해답이다

  • 입력 2005년 7월 1일 03시 11분


6월 초 일본의 후지TV와 한국의 MBC가 공동 제작한 ‘한일 국회의원 TV 토론회’에 참가했다. 처음 후지TV의 제안을 받고는 별 생각 없이 수락했는데 6월 10, 11일 한국을 방문했을 때 만난 사람들이 이 프로그램의 내용을 자세히 알고 있어 놀랐다.

일본에서는 일요일 오전에 방송돼 7% 안팎의 시청률을 나타냈다.

한국에서는 이 토론회에 대한 평가가 어떤지 궁금하다. 독자 여러분의 감상을 알려주면 고맙겠다(choihs91@freechal.com·필자의 의원 사무실에는 한국인 비서관이 있으니 한글로 보내도 됨).

그때의 토론을 통해 양국 간에는 매우 어려운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또 한편으로 단순히 서로에 대해 잘 모르는 문제도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예를 들어 야스쿠니(靖國)신사에는 ‘위패(位牌)’가 없다는 사실이 한국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을 많은 일본인은 TV토론을 보고 알게 됐다.

이런 토론회는 좀 더 자주 해야 한다. 그래서 양국의 많은 국민이 상대방에 대한 것을 알아나가야 한다. 교착 상태에 빠진 한일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해 두 나라의 정치인들이 토론회를 열어 양국 국민에게 중요성을 인식시키는 기회도 가져야 한다.

한일 의원교류 활동에 참가하면서 한국 국회의원 각자의 생각은 상당히 현실적이지만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여간해서 속내를 드러내지 못한다고 생각해 왔다. 하지만 이번 토론회에 나온 4명의 한국 의원들은 자신이 생각한 바를 확실하게 밝혔다. 용기 있는 분들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토론회가 방송된 뒤 한국과 일본 양쪽에서 모두 자국 정치인들이 약한 모습을 보였다며 비판하는 글이 인터넷에 올랐다. 내셔널리즘이 강하게 분출하면 대외적으로 강경발언을 하는 편이 여론의 지지를 받기 쉽다. 그런 때에 두려워하지 않고 차분하게 정론(正論)을 펼 수 있는가가 정치인의 가치를 정하는 것이다.

지구상에는 인도와 파키스탄, 과거의 이란과 이라크, 좀 더 극단적으로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과 같이 인접국끼리 분쟁을 계속해 온 사례가 여러 건 있다. 이들 중 어느 나라도 경제적으로 번영을 이루지 못했다.

그 반면 프랑스와 독일처럼 인접국 간의 과거를 극복하고 지역 발전에 크게 기여한 사례도 있다. 한일 양국도 서로 손을 맞잡고 번영해 아시아 발전의 초석을 놓아야 한다.

지금 필자를 포함한 일본의 젊은 정치인들은 한국의 젊은 정치인들과 함께 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몇 가지 프로젝트를 시작하려 하고 있다.

우선 지금까지 도쿄(東京)와 서울을 오가며 만나온 의원 교류를 각자의 선거구로 넓히려 한다. 상대방의 선거구를 방문해 그곳 유권자와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하려는 취지다.

두 번째로 인터넷을 활용해 뜻을 같이하는 기업 및 대학들과 논의의 장을 만들려 한다. 인터넷상에서 서로의 얼굴을 보고,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하면서 의견을 나누고 싶다.

세 번째로 김포-하네다(羽田) 간 셔틀 항공편이 늘어난 것을 계기로 당일 출장 횟수를 늘리고자 한다.

네 번째로 양국 의원 네트워크를 더욱 넓혀 한일과 중국, 한일과 미국, 또는 한일과 중동 정치인의 교류를 시작할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번과 같은 TV토론 기회를 좀 더 자연스럽게 여러 가지 주제에 걸쳐 가졌으면 하는 것이 필자의 희망이다.

한일 신(新)시대를 만들어 가는 것은 우리 젊은 세대의 책임이다.

고노 다로 일본 중의원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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