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비너스의 귀환…윔블던 여자단식 3번째 우승

  • 입력 2005년 7월 4일 03시 14분


‘흑진주’ 비너스 윌리엄스(25·미국). 2000년대 초반 여자 테니스 최강으로 군림했다. 세상 부러울 게 없었다.

하지만 영광은 그리 길지 않았다. 부상과 슬럼프에 빠져 정상에서 멀어져 갔다. 무서운 10대들이 쏟아지면서 재기는 멀어져 가는가 했다.

그런 윌리엄스가 극적으로 부활했다.

3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윔블던 테니스 여자단식 결승.

세계 16위 윌리엄스는 풀세트 접전 끝에 1위 린제이 데이븐포트(29·미국)에게 2-1(4-6, 7-6, 9-7)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14번 시드로 윔블던 사상 가장 낮은 시드로 챔피언에 등극. 2001년 이후 4년 만에 윔블던 우승 접시를 안으며 통산 5번째 메이저대회 우승(윔블던 3회 우승).

2시간 45분의 마라톤 승부는 대회 사상 최장 경기시간 기록. 종전 기록은 1970년 마거릿 코트가 빌리 진 킹을 꺾을 때 세웠던 2시간 28분.

이런 기록이 보여주듯 정상을 향해 가는 길은 멀고도 험했다. 1세트를 먼저 내줘 기선을 제압당했다. 2세트에서도 게임 스코어 4-5에서 데이븐포트에게 매치포인트까지 몰려 패색이 짙었으나 기사회생해 기어이 승부를 뒤집었다.

윔블던 결승 역사에서 매치포인트레 몰렸다가 역전 우승을 이룬 경우는 1935년 헬렌 윌스 무디 이후 70년 만에 처음.

2002년과 2003년 윔블던 결승에서 동생 세레나에게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던 윌리엄스는 이후 복통에 시달리며 코트를 떠나 있었고 맏언니 예툰디가 괴한의 총격에 사망해 충격에 빠졌다. 세계 랭킹은 10위 밖으로 밀려났고 최근 13개월 동안 우승은 단 한 차례에 그쳤다.

반면 2000년 호주오픈 우승 이후 5년 만에 메이저 타이틀을 노린 ‘주부 선수’ 데이븐포트는 올 호주오픈 결승에서 세레나에게 패한 데 이어 다시 윌리엄스 자매의 벽에 막혔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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