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중년의 나이에 접어든 몸은 속일 수 없었지만 마음만큼은 언제나 청춘이었다.
모처럼 공을 던지고 방망이를 휘두르는 그들의 얼굴은 거친 숨소리 속에서도 젊음으로 가득 찼다.
15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2005프로야구 올스타전 전야제로 열린 프로와 아마 올드스타전.
한때 그라운드를 주름잡던 왕년의 스타들은 소싯적 실력을 마음껏 펼치며 올드팬의 향수를 자극했다.
경기 전 프로 올드스타 감독으로 나선 김응룡 삼성 라이온즈 사장은 연습 배팅으로 몇 차례 공을 쳐본 뒤 허리를 어루만지며 더그아웃으로 물러나 8000여 관중을 웃게 했다.
프로 올드스타 선발로 나선 기아 유남호 감독은 두산 김경문 감독과 배터리를 이뤄 눈길을 끌었다. 아웃 카운트 하나만을 잡고 2회 다리를 절며 마운드에서 내려간 한화 최동원 코치는 굵은 땀방울을 쏟으며 “몸과 마음이 따로 놀았다”고 말했다.
프로 올드스타가 5-4로 역전승. 500만 원의 승리 상금은 암 투병 중인 야구 원로 박현식 씨에게 전달하기로 했다. 프로 올드스타가 1점 앞선 7회 등판해 1이닝 삼진 3개 무실점으로 호투한 삼성 선동렬 감독은 최우수선수에 뽑혔다.
식전 행사로 열린 ‘올드스타 스피드 킹’ 대회에서도 선 감독은 두 차례나 138km의 강속구를 던져 최동원 코치(106km), 양상문 롯데 감독(119km) 등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현역 시절 ‘국보급 투수’의 명성에 손색이 없는 구속을 보이며 주위로부터 현역에 복귀해도 될 것 같다는 칭찬을 들은 선 감독은 “130km만 넘겨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며 웃었다.
또 현역 투수 가운데 최고 슬러거를 뽑은 이벤트에선 현대 용병 투수 캘러웨이가 한화 문동환과 똑같이 홈런 1개를 때린 뒤 비거리(115m 대 110m)에서 앞서 100만 원의 우승 상금을 챙겼다.
홈런 레이스 예선에선 박재홍(SK)과 김태균(한화)이 결승에 올랐으며 특별 초청선수로 올스타전에 나선 장종훈 한화 코치는 1개를 때린 데 만족해야 했다.
인천=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