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X파일은 불법자료… 수사 신중해야”

  • 입력 2005년 7월 25일 03시 06분


검찰은 국가안전기획부의 도청 테이프인 이른바 ‘X파일’ 수사 여부와 관련해 24일 “좀 더 지켜보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검찰의 고위 관계자는 “만일 수사를 하더라도 처벌이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우선 정치자금법 위반죄의 공소시효가 3년이어서 테이프에 거론된 인사가 돈을 받은 사실을 밝혀낸다 하더라도 처벌이 어렵다는 것이다.

테이프에서 언급된 돈의 액수가 대부분 5000만 원 이상이란 점에서 대가성이 입증된다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죄가 될 수도 있다고 이 관계자는 말했다. 이 경우 공소시효는 10년이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수사의 근거가 되는 도청자료의 불법성 시비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말했다. 그는 “위법하게 취득한 자료는 법원에서도 증거능력을 인정받지 못한다”며 “관련자들을 고발한다고 해도 법률상 문제가 많아 수사에 착수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불법도청과 관련해서도 “만약 안기부의 도청 사실을 밝혀낸다 해도 공소시효가 7년이어서 처벌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도청 테이프를 유출한 전 안기부 직원과 불법임을 알고도 이를 보도한 MBC는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에 해당하지만 국민의 알 권리 문제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결론을 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참여연대는 테이프 녹취록에 등장한 홍석현 주미 대사와 이회창(李會昌) 전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등 관련자들을 25일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24일 밝혔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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