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는 본래 1878년 랭커셔와 요크셔 철도 노동자들이 ‘뉴턴 히스’란 이름으로 창설한 아마추어 팀이었다. 1902년 연고지가 맨체스터로 바뀌면서 MU가 됐다. 축구는 120여 년 전이나 지금이나 노동자들의 스트레스 배출구다. 맨체스터의 노동자들은 MU의 축구 경기가 있는 날이면 선술집에 몰려들어 텔레비전을 시청한다. 스포츠채널로 축구 경기를 집에서 보자면 돈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MU의 새 유니폼이 나오는 날이면 스타디움 안 기념품 가게는 좋아하는 선수의 이름이 붙은 유니폼을 사려는 팬들로 북적인다. 거친 매너로 ‘그라운드의 악동(惡童)’이라는 별명을 얻은 웨인 루니의 유니폼이 가장 인기를 끈다고 한다. 맨체스터의 아버지들은 붉은 MU 유니폼을 입은 아들의 손을 잡고 축구장에 가서 인생을 가르친다. “아들아, 축구장이야말로 험한 세상의 축소판이란다.” 발 빠른 한국 여행사들이 MU 홈구장을 관광코스에 넣으면서 ‘J S PARK’이 새겨진 빨간 유니폼을 사는 관광객이 늘고 있다는 소식이다.
▷MU가 지난 주말 프리미어리그 풀럼과의 경기에서 터뜨린 3골은 모두 박지성의 발이 만들었다. ‘악동’ 루니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성이 달리면 발이 너무 빨라 상대팀 수비수들이 어떻게 할지를 몰라요.” 알렉스 퍼거슨 감독도 “지성의 플레이는 환상적이었다”고 감탄을 연발했다. MU의 ‘신형(新型) 엔진’ 박지성, 여드름투성이의 스물네 살 청년이 축구의 본고장을 흔들고 있다.
황호택 논설위원 ht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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