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최명상/軍개혁 요체는 陸-海-空 균형발전

  • 입력 2005년 10월 13일 03시 02분


역사적으로 전쟁의 형태와 양상은 무기체계 발달에 따라 크게 변화돼 왔다. 지상군 위주의 전쟁은 오랫동안 지배의 수단으로 역할을 해 왔다.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 대왕, 중국의 진시황, 로마의 카이사르, 몽고의 칭기즈칸 그리고 프랑스의 나폴레옹에 이르기까지 지상전이 전쟁의 승패를 결정했다.

선박이 무기로 사용되면서 1588년 영국의 엘리자베스 1세는 스페인의 무적함대를 격파함으로써 ‘팍스 브리태니카’를 건설했고, 1592년 이순신 장군은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탁월한 전략과 전술로 일본 침략군을 물리쳐 나라를 구했다.

1903년 항공기가 출현하면서 전쟁 양상은 커다란 변혁을 맞이했다. 제1, 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제공력이 차츰 전승의 결정적 역할을 맡게 되자 공군의 독립이 이뤄지고 합동군 개념이 강조됐다. 6·25전쟁 때에는 최초의 제트전투기 공중전이 벌어졌다.

장기간에 걸친 베트남전쟁에서 항공전투력이 엄청난 위력을 발휘했지만 궁극적인 승리로는 연결되지 못했다. 이를 계기로 미국은 반성했다. 패배의 불명예를 극복하기 위해 의회가 입법에 나섰다. 1978년 군사 전문직업교육 체제(PMES)를 개혁했고 1986년 골드워터-니컬러스 법에 따라 합동군 체제를 강화했다. 그리하여 1991년 걸프전에서 승리했고, 최근 럼즈펠드 독트린에 의한 국방개혁으로 이라크전쟁에서 신속한 승리를 가져왔다. 첨단 항공 우주력으로 적의 전략적 중심을 무력화함과 동시에 특수군 투입으로 ‘충격과 공포’를 가함으로써 최소 희생으로 전쟁 목적을 달성한 것이다.

현대전을 목격한 세계 선진국들은 국방 개혁을 통해 지상군을 줄이고 경량화 신속기동군화를 추진하고 있다. 지휘체계와 편제도 단축하고 해군·공군력을 증강해 미래형 전투체계 수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러한 역사적 교훈과 세계적 추세는 한국의 국방 개혁에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육해공 3군의 균형 발전은 실현돼야 한다. 무기 체계의 발달과 전쟁 양상의 변화는 한국 해공군력의 증강을 요구하고 있다. 북핵 문제의 한반도 위기상황에서 감군보다는 3군 균형이 먼저여야 한다. 전쟁을 억제하고 미래전에 승리하기 위해서는 3군 균형 발전과 합동군 체제 강화에 힘을 모아야 한다. 각 군은 기득권을 버리고 한반도의 안보와 평화를 위해 굳게 뭉칠 때다.

최명상 국방발전자문위 위원·정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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