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다리 걸기의 달인’ 이성원은 파란만장한 씨름 인생을 걸어왔다. ‘모래판의 재간둥이’라 불릴 만큼 기술 씨름에 능했지만 177cm의 작은 체구로 정상에 오르기는 쉽지 않았다. 2003년 금강급(80∼90kg)이 부활되기 전 한라급(90∼105kg)에서 활동했으나 자신보다 크고 무거운 선수들에게 번번이 밀렸고 2000년 한 해에는 김용대(29·현대삼호중공업) 등에게 밀려 4회 연속 준우승에 그치기도 했다.
그러다 지난해 2차례 금강 장사에 오르며 전성기를 맞는 듯했으나 소속 팀이었던 LG씨름단이 지난해 12월 해체된 뒤 다시 어려움에 처했다. 이성원은 새 팀이 창단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으로 혼자 체력을 관리했다.
그러던 중 7월 구미시체육회에 입단하며 이번 대회에 출전하게 됐다. 우승 후 눈시울을 붉힌 그는 “현재 씨름이 침체기를 맞고 있지만 앞으로는 씨름계가 활성화돼 전 세계를 돌면서 씨름을 알릴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23일 벌어진 한라 백두 통합(90.1kg 이상) 장사전에서는 하상록(26·현대삼호중공업)이 팀 후배 박영배(23)를 2-1로 제치고 생애 첫 장사 타이틀을 차지했다.
도쿄=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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