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전 11시경 서울 종로구 와룡동 창경궁에서 대한수렵협회 회원과 서울 종로소방서 구조대가 무게 200kg, 길이 2.4m가량의 멧돼지를 사로잡는 과정에서 시민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창덕궁관리사무소 측은 이달 초부터 경내에 이상한 구덩이가 발견돼 대한수렵협회에 이 구덩이의 정체를 파악해 줄 것을 의뢰했다.
멧돼지가 파 놓은 구덩이라는 의견을 들은 관리사무소 측은 휴관일인 24일 멧돼지 잡기에 나섰다. 하지만 멧돼지가 포획단을 피해 창경궁 쪽으로 도망가는 바람에 관람객 300여 명이 놀라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20여 명의 포획단은 사냥개 5마리, 마취총 등을 동원해 20여 분 만에 식물원 뒷산에서 멧돼지를 붙잡아 사냥칼로 도살했다. 멧돼지를 도살한 대한수렵협회 회원은 “멧돼지 가죽이 두꺼워 마취총을 쏴도 듣지 않아 도살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 멧돼지가 인접한 북한산 자락 등지에서 서식하다 계곡을 따라 창덕궁에 내려온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지난달 29일 강동구 암사동에 나타나 도살된 멧돼지는 서울 강동구 길동 생태공원에, 이달 19일 광진구 광장동에 나타나 도살된 멧돼지는 인천 국립생태박물관에 박제돼 전시될 예정이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김재영 기자 ja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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