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도 마찬가지. 유리한 바둑을 확실하게 끝내는 위닝샷은 강자의 필수 조건이다. 그만큼 유리한 바둑을 끝까지 지키기가 어렵다. 정확한 수읽기와 형세 판단, 향후 진행에 대한 올바른 분석을 두루 갖춰야 한다.
이세돌 9단은 이 바둑에서 자신만의 위닝샷을 보여 줬다.
이 9단은 초반 좌하귀 패에서 이득을 본 뒤 계속 유리하게 국면을 이끌었지만 윤 4단도 침착하게 이 9단의 뒤를 밟으며 호시탐탐 역전의 기회를 노렸다.
이 판의 하이라이트는 흑 149로 백을 시험할 때였다.
백이 상변을 지키는 정도로 받아도 유리하지만 차이가 확 좁혀진다. 이 9단이 숙고 끝에 던진 백 152가 준비된 위닝샷이었다.
흑진 속에 홀몸으로 뛰어든 모험처럼 느껴졌지만 이 9단은 백 158, 160을 바탕으로 백 152를 무사히 구출했다. 이후 150수 가까이 더 진행됐지만 역전의 기회는 없었다.
44…37, 130…91, 221·300…35, 254·260·266·272·278·284·289…32, 256…143, 257·263·269·275·281·287…77, 298…46, 299…234. 대국 장소 서울 한국기원 본선대국실. 소비시간 백 3시간 30분, 흑 3시간 35분. 300수 끝 백 2집 반 승. 해설=김숭준 9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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