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지방박물관도 '고조선'누락

  • 입력 2005년 11월 16일 09시 52분


국립중앙박물관에 이어 전국 주요 지방박물관의 연표에도 ‘고조선’이 누락 되거나 표기가 불분명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지난달 28일 개관 후 고고학 연표에 ‘고조선’이 누락됐다는 본보의 지적과 시민들의 잇따른 항의를 받고 지난 7일 연표를 수정한 바 있다.

국학운동시민연합(이하 국학)은 16일 기자회견을 통해 ‘주요 지방 박물관 연대표 실태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청와대에 고조선 누락 등에 대한 시정을 촉구하는 청원서를 제출했다.

실태조사에 따르면 13개 박물관 중 9개 박물관의 연대 표기가 잘못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국립 광주 박물관에 가장 많은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APEC 등 국제행사로 외국인이 자주 찾는 부산박물관도 연표에 고조선이 누락 된 채 선사시대, 삼한시대, 통일신라시대 순 표기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학은 “박물관 마다 같은 한국사 임에도 불구하고 연대표가 제각각 이었다”며 “ 법원에 각 박물관의 시정을 촉구하는 청원서 제출과 행정심판을 청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학은 “박물관 연표 오류 문제는 단순히 역사학과 고고학간의 학문간 이견차가 아닌 해방 후 청산하지 못한 식민사관의 잔재”라며 “이런 역사관을 바로잡기 위해 대국민 운동을 전개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민 상임대표는 이날 성명을 통해“국립중앙박물관 연표의 고조선 누락사태를 계기로 전국 박물관 실태를 파악하면서 충격을 감출 수 없었다”면서 “주요 박물관들이 우리의 역사인식과는 동떨어진 잘못된 표기를 하고 있었다”고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번 조사대상 박물관은 경기도박물관, 공주박물관, 부여박물관, 청주국립박물관, 충주박물관, 국립광주박물관, 의령박물관, 밀양시립박물관, 부산박물관, 경남대학교 박물관, 창원대학교 박물관, 국립경주박물관, 국립제주박물관 이다.

국학은 이달 말까지 전국 대학박물관에 대해서도 연표조사를 실시하고 오류 발견시 세계국학원청년단을 중심으로 수정 운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구민회 동아닷컴 기자 danny@donga.com

<다음은 지방 박물관 연대표 실태조사 보고서>

1) 경기도박물관

선사철기시대(기원전 3세기-2세기)와 선삼국시대(기원전1세기-기원후3세기 )와

그 후 삼한이 있었다는 간단한 서술 정도 자료밖에 없음.

2) 국립청주박물관

중앙박물관 연표와 같아 후기 신석기, 청동기시대를 이끌었던 고조선에 대한 인식 결핍이 나타남.

3) 국립광주박물관

가. 국립광주박물관은 고조선 및 삼국에 관한 표기는 선사실 한군데에 간단한 연대표에만 나올 뿐 그 어디에도 고조선이나 삼국의 건국등에 관한 설명은 찾아볼 수 없었다. (사진 참조)

나. 연대표에 고조선과 삼국의 연대가 애매모호하게 표기되어 있으며, 특히 삼국의 건국 연대가 국립중앙박물관 보다도 더 늦게 300년경으로 표기되어 있음.

다. 현재 진행 중인 ‘선사와 고대의 여행’ 특별전(9월 7일~11월 27일)에 전시된 연표에 고조선 부분이 누락. (사진 참조)

▲ 국립광주박물관 내 '선사와 고대의 여행' 특별전 전시 연표

라. 철기시대를 설명하면서 고조선과 한사군의 설치라는 왜곡된 내용.

4) 의령박물관

선사시대(구석기,신석기,청동기) 역사시대(삼국,통일신라,고려,조선)로 구분되어 있어 역시 고조선은 누락.

5) 시립밀양박물관

신석기시대, 청동기시대,삼국시대,고려시대,조선시대로 구분 되어 역시 고조선은 누락.

6) 부산박물관

선사시대, 삼한시대, 통일신라, 고려시대, 조선시대로 구분되어 역시 고조선은 누락.

7) 경남대학교 박물관

청동기시대, 삼국시대, 고려시대, 조선시대로 구분되어 한국사의 시작을 기원전 1세기경으로 축소.

8) 창원대학교 박물관

구석기, 신석기, 청동기, 초기철기, 삼한시대, 삼국시대 순으로 표기

9) 부여박물관, 국립경주박물관, 시립충주박물관, 제주박물관

구석기, 신석기, 청동기(고조선), 초기철기(삼한시대), 삼국시대 순으로 정확히 표기

10) 공주박물관

무열왕릉 유물만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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