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는 딴판으로 이병완 대통령비서실장은 그제 “대한민국은 중진국 반열을 넘어선 선진국”이라고 주장했다. 선진국이 아니라는 증거가 없다는 얘기였다. 민간 산업계의 수준은 많이 높아졌지만 국민소득, 경제사회제도, 정부규제, 교육의 질, 문화혜택 등에 있어서도 선진국인가.
노무현 대통령이 “선진국 진입을 위해 뛰겠다”고 다짐한 것이 불과 10개월 전이다. 당시 그는 “경제구조는 선진국과 좀 차이가 있지만 그 문턱에 들어섰고 소득수준도 곧 (문턱에) 들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음 정부 임기 중 선진국 진입’을 목표로 잡았다. 그런데 벌써 ‘선진국이 아니라는 증거가 없는’ 나라를 만들었다고 이 실장은 주장하는가.
노 정권이 진실로 국가 선진화를 원한다면, 남은 임기에 추진할 과제를 재정비하고 국민의 공감을 얻어야 한다. 노 정권이 양극화 완화와 균형발전을 외치지만 실효성 없는 구호에 그친 탓에 오히려 양극화가 확대된다는 전문가의 지적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선진국은 선언이나 레토릭(수사·修辭)으로 되는 게 아니다. 노 정권 사람들이 보고 싶은 부분만 보면서 ‘자만의 굴레’에 빠져 있는 한 민간에서 추구하는 선진화도 어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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