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강이 ‘전공’인 교수, 연구실적을 나눠 먹는 교수, 정치권을 기웃거리는 교수들의 모습이 생생한 사례와 함께 보도되자 여기저기서 우려의 목소리를 보내 왔다. 일부 교수의 ‘일탈’에 대한 지적이 자칫 소리 없이 최선을 다하고 있는 대부분의 교수에게까지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많은 독자는 본보가 소개한 사례가 오히려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며 자신들의 경험을 보내 왔다.
한 지방대 강사는 특수대학원에 다니는 기업 대표들을 위해 수백만 원씩을 받고 논문을 대필해 주고 있다거나 어떤 교수는 한 학기의 절반인 8주를 아예 대학원생에게 강의를 맡기고 있다는 내용 등이었다.
시리즈 전체를 스크랩해 두었다는 한 독자는 “교수 사회가 이 정도로까지 썩었는지 몰랐다”며 개탄하기도 했다.
하지만 우려하는 쪽이나 비판하는 쪽이나 주문 내용은 비슷했다. 이번 기회에 잘못된 교수 사회의 풍토를 바로잡을 수 있도록 구체적인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교수들 본인이 제시한 해법은 천차만별이었다. 한 교수는 대학들이 제대로 준비도 하지 않은 채 선진국형 연구중심 대학을 지향한 게 문제였다고 진단했다. 연구중심 대학 정책으로 강의가 부실해지고 연구의 질마저 떨어지는 위기를 맞고 있다는 자기 고백이었다.
또 다른 교수는 강의나 연구에 대한 엄격한 평가를 통해 잘못하면 불이익을 주고, 교수는 이를 감수하는 풍토가 뿌리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교수평가를 담당하는 한 대학 실무자는 “교수님들은 남을 평가하는 것은 좋아하지만 정작 본인은 평가받기를 싫어한다”고 털어놓았다. 어떤 이상적인 대안을 내놓아도 교수들의 자발적인 참여 없이는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없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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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답은 자명해진다. ‘교수님’들 스스로가 문제의식을 갖고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 오늘날 교수 사회에 주어진 해법이다. 그래야 ‘교수님 오늘은 어디 계세요?’라는 질문 대신 ‘교수님 오늘도 학교에 계시죠?’라는 말이 나올 것이다.
이재명 사회부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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