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놀란 가슴…이번엔 ‘사진 조작’ 시비

  • 입력 2005년 12월 5일 16시 53분


지난 5월 사이언스에 게재된 황우석 교수팀의 ‘환자 맞춤형 배아줄기세포 배양’ 논문의 줄기세포 현미경 사진 중 몇 장이 같은 사진이라는 일부의 의혹에 대해, 황 교수팀은 5일 “메인 논문이 아닌 별책의 사진 중 몇 장이 잘못 실리는 실수가 있어 현재 사이언스에서 정정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5일 한국과학재단 지정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 홈페이지에 한 누리꾼이 황 교수의 2005년 ‘사이언스’ 발표 논문에 검증자료로 제시된 줄기세포 사진들이 조작됐다는 주장을 제기하자 일부 언론이 이 같은 사실을 비중있게 보도, 논란이 확산됐다.

스스로를 생명과학 전공자라고 밝힌 ‘anonymous’는 5일 새벽 BRIC의 게시판에 “사이언스 논문에 실린 줄기세포 사진들을 분석한 결과 일부가 똑같은 것으로 나와 조작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 장의 사진을 변형시켜 줄기세포 9번과 11번의 염색사진을 얻었으며, 3번과 8번은 같은 사진을 상하 방향으로 압축하거나 늘렸다고 말했다.

또 5번과 6번, 7번과 11번의 사진은 아예 동일하고, 7번과 8번의 염색사진은 붙어 있는 동일한 줄기세포를 이용한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과학계에서는 ‘실수인가’, ‘조작인가’를 놓고 논란이 벌어졌다.

현직 이공계 연구원, 석·박사과정 대학원생 등 국내 과학기술 관련 종사자들이 참여해 만든 ‘한국과학기술인연합회’ 회원들도 다양한 의견을 내놨다.

ID ‘놀자박사’는 “사진을 보면 ‘조작’보다는 ‘실수’에 가까운 거 같다. 조작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어이가 없다”며 “나도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분명 몇 번씩 확인을 했지만 편집과정에서 사진이 겹치는 바람에 잘못된 사진이 논문에 실린 적이 있다”고 말했다.

‘보스’도 “큰 실수일 수도 있지만 아무것도 아닐 수도 있다”며 “편집상의 오류인 것 같다. 사이언스에 잘못 게재되었다고 통보하면 해결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최성문’은 “사이언스에서 검증하는 데만 반년가까이 걸린 논문이다. 그 정도의 허점을 놓쳤다는 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변방이나 다름없는 한국에서 온 논문이라 꼬투리 하나라도 잡기위해 철저히 조사를 했을 텐데 사이언스가 그런 실수를 했다니 말도 안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황 교수팀의 강성근 교수(서울대 수의학과)는 동아닷컴과의 전화통화에서 “이미 자체 검증 과정에서 이 같은 ‘실수’를 발견하고 사이언스 측에 보고를 한 상태이며, 현재 사이언스에서 수정 작업 중이다”고 밝혔다.

그는 “왜 이제 와서 이런 것이 문제가 되는지 이해할 수 가 없다. 큰 실수도 아니고 11개의 줄기세포를 찍은 수백 장의 현미경 사진을 배열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인간적인 작은 실수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사진 실수도 주 논문이 아니라 별책에서 나온 것”이라며 “줄기세포는 사진도 중요하지만, DNA 지문검사(finger printing) 등 여러 것들이 증명해 주는 것이고, 사이언스 뿐만 아니라 네이쳐도 논문이 실린 다음 이런 식으로 실수가 수정되는 일이 종종 있다“고 밝혔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구민회 동아닷컴 기자 danny@donga.com

김수연 동아닷컴 기자 si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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