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정재윤]獨월드컵 입장권 ‘반칙 상술’ 조심!

  • 입력 2005년 12월 7일 03시 07분


1998년 프랑스 툴루즈에서는 수천 명의 일본 축구팬이 월드컵 경기장 앞에 주저앉아 시위를 벌였다.

월드컵 본선에 처음 진출한 일본을 응원하러 프랑스까지 왔는데 입장권이 없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들었기 때문. 월드컵 관광객을 모집한 일본 여행사들은 개막 전날에야 입장권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알렸다.

이런 사태가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는 한국 팬에게 일어날 수도 있다. 티켓 판매 규정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모르는 팬들이 많기 때문이다.

98년 사태를 경험한 국제축구연맹(FIFA)은 2002년 한일월드컵부터 티켓 판매를 실명제로 바꿨다. 대리점이나 여행사를 통한 간접 판매는 일절 금지했다. 최근 각국 축구협회에 배포한 2006월드컵조직위원회의 티켓 약관에도 ‘티켓은 수익 재창출 목적으로 판매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그런데도 발 빠른 몇몇 여행사는 내년 6월 9일부터 한 달간의 월드컵 특수를 노려 경기 관람을 포함한 월드컵 패키지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한 여행사는 ‘티켓을 어떻게 확보할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한축구협회와 계약이 돼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축구협회는 “어떤 여행사와도 계약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어떤 대기업은 이미 2002년에 ‘2006 독일월드컵 응원단 여행권’을 경품으로 내걸고 제품을 판매한 뒤 26명의 당첨 고객을 선정했다. 그러나 이 회사도 요즘 입장권을 구하느라 비상이다.

일반 팬이 월드컵 입장권을 살 수 있는 방법은 인터넷(fifaworldcup.yahoo.com) 구입이 유일하다. 월드컵조직위는 2월과 5월 인터넷으로 1, 2차 사전 예매를 실시했다. 조가 결정되지 않은 상황인데도 84만 장의 티켓이 순식간에 매진됐다. 10일 조 추첨 결과가 나오면 말 그대로 표 구하기 전쟁이 벌어질 것이다.

팬들은 이달 12일부터 2006년 1월 15일, 2월 15일부터 4월 15일까지 3, 4차 티켓 판매만을 기다리며 모니터를 주시하고 있다.

독일까지 가서 경기장에도 못 들어가는 처량한 신세가 되지 않으려면 상술에 휘둘리지 않고 정상적인 방법으로 티켓부터 먼저 구하는 것이 순서다.

정재윤 스포츠레저부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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