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아줄기세포는 있는가=노 이사장은 MBC 뉴스데스크와의 인터뷰에서 “복제 배아줄기세포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KBS와의 인터뷰에서는 “복제된 줄기세포가 없이 미즈메디병원의 줄기세포로 대체됐다는 말을 들었다”며 “(줄기세포 11개 중) 9개에 대해서는 체세포만 받은 것으로 돼 있다. 그런데 그것을 두 병 속에 담아 받아 검사해서 동일함을 표시하는 식으로 논문이 조작됐다”고 말했다.
따라서 황 교수가 주장한 11개의 배아줄기세포 가운데 9개는 가짜가 확실하다는 것. 그러나 같은 인터뷰에서 노 이사장은 “안규리(安圭里) 교수도 어제 황 교수로부터 줄기세포가 전혀 없고 다 미즈메디 것이라는 것을 들어서 참담하다고 말했다”고 발언했다.
한편 노 이사장은 4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확실한 것은 체세포 복제 배아줄기세포가 있다는 것”이라면서 “그걸 재현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또 7일 SBS TV ‘한수진의 선데이클릭’과의 인터뷰에서 “배아줄기세포의 존재 여부는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한 사실”이라면서 “황 교수 팀이 줄기세포를 지금이라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수진의 선데이클릭’은 녹화분을 11일 방영하지 않았다.
▽소멸된 배아줄기세포 수와 복원된 것은?=노 이사장은 MBC와의 인터뷰에서 “2004년 11월 말 예기치 않은 감염으로 복제된 배아줄기세포 6줄기가 모두 죽게 되었다”고 말했다. 곰팡이에 감염돼 사멸된 6줄기는 2∼7번 라인이라는 것. KBS와의 인터뷰에서 노 이사장은 “그것(감염)으로 해서 (배아줄기세포가) 다 죽었는데 그 당시에 2번과 3번이 미즈메디병원과 서울대 수의대에 나누어져 보관돼 있어 다시 살린 걸로 기억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MBC는 노 이사장이 인터뷰에서 “이후 황 교수가 2004년 12월부터 약 석 달에 걸쳐 줄기세포 6개를 다시 만들었다고 말했지만 이것은 (미즈메디병원의) 체세포를 가져다가 줄기세포로 위장한 것들”이라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KBS는 “노 이사장이 오늘 황 교수에게서 이 6개도 미즈메디병원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밝혔다”고 황 교수가 시인한 것으로 보도했다.
▽배아줄기세포 2, 3번의 진위는?=노 이사장은 KBS 뉴스9 인터뷰에서 “2, 3번 셀라인이 복제된 배아줄기세포로 아직 존재하는지 여부는 아직 확인이 안됐다”고 말했다. 노 이사장은 2, 3번 줄기세포의 진위와 관련해 자신이 보관하고 있던 배아줄기세포를 녹여 검증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KBS는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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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 노성일 씨는 누구
15일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의 줄기세포 복제가 가짜라고 언론에 밝힌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은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 추출을 위해 2002년 황 교수와 의기투합한 뒤 줄곧 황 교수 연구를 지원해온 황 교수팀의 핵심 멤버다.
황 교수가 지난해 2월 사이언스에 발표한 인간 배아줄기세포 복제 성공 논문, 올해 5월 사이언스에 발표한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 추출 성공 논문의 공동 저자로 이름이 올랐다.
국내 시험관 아기 시술 전문의이면서 줄기세포 연구 분야의 권위자인 노 이사장은 황 교수를 만나기 이전부터 인간 배아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하는 데 성공해 주목을 받았다. 병원에서 불임 치료 후 보관하는 잉여 배아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해 이를 2000년 미국 국립보건원(NIH)에 등록하기도 했다.
이날 황 교수의 환자 맞춤형 배아줄기세포가 가짜라고 밝히기 이전까지 노 이사장은 황 교수를 적극적으로 옹호해 왔다.
노 이사장은 연세대 의대를 졸업하고 1991년부터 시험관 아기 전문인 미즈메디병원을 운영해 왔다. 황 교수와는 문신용(文信容)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의 소개로 만나 친분을 쌓게 됐다.
김희경 기자 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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