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지사는 지난 25일 자신의 미니홈피에 황우석 서울대 교수의 논문 조작과 관련 “황 교수에게 다시 한번 철저히 속아보자”며 “모든 것이 다 거짓이고 다만 1퍼센트의 진실이라도 남은 게 있다면 그 1퍼센트부터 다시 시작하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너는 사기꾼이야. 봐라, 정의가 이겼다. 넌 이제 꺼져, 죄 값을 받아야 해’- 이것으로 우리 국민이 받은 상실을 보상받을 수 있는가”라고 되물었다.
그는 이어 “지난 한 주일은 한없는 좌절과 낙담에 젖어 있다가 문득 ‘어머니’를 생각했다”며 “자식이 잘못을 저질렀을 때 어머니는 회초리를 들어 종아리를 때린 다음, 그 자식을 끌어안고 ‘너는 잘 할 수 있다, 더욱 잘해라’고 격려하지 않는가”라고 말했다.
손지사는 “황 교수 팀이 해체되지 않도록 서울대학교에서 쫓겨나면 컨테이너 박스라도 마련해주자”며 “경기도에서는 황 교수의 장기바이오연구센터를 계획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손 지사의 ‘속죄의 기회를 주자’는 주장에 누리꾼들의 반응은 찬반으로 크게 엇갈렸다.
ID ‘여행사랑’은 “경기도민의 한 사람으로서 손 지사의 의견에 박수를 보낸다”며 “굳게 믿었던 황 교수였던 만큼 배신감도 컸다. 하루빨리 진실한 연구 성과를 내어 (우리를 부끄럽지 않고) 떳떳한 대한민국 국민이 되게 해달라”고 말했다.
‘비에스’도 “황 교수팀이 가진 생명공학기술을 이대로 사장시키기엔 너무나 아깝다”며 “황 교수가 국민에게 사죄할 길은 연구를 계속해 우리나라를 먹여 살릴 첨단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권혜경’은 “황 교수에게 책임을 지고 만회할 기회를 주고 싶다. 따뜻하게 안아줘서 재기할 수 있도록 격려해주자”고 말했다.
그러나 반대의 목소리도 거세다.
스스로를 과학도라고 소개한 ‘박성우’는 “손 지사의 황 교수 지원에 대한 철회를 요청한다”며 “여론에 힘입어 황 교수에게 또 한번의 기회를 준다면 국내 과학계의 신뢰도는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미 천문학적인 액수의 예산이 낭비되지 않았느냐”며 “황 교수팀의 지원이 계속된다면 열악한 환경에 있는 다른 과학도들은 깊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mad4’도 “동정심이나 막연한 기대감으로 국민의 세금을 쓰는 것은 옳지 않다”며 “논문을 조작한 황 교수는 국가 예산을 지원받을 자격이 없다. 경기도는 냉정하게 예산을 집행하라”고 말했다.
한 대형 포털사이트에서는 26일부터 “황우석 교수에 대한 지원을 즉각 중단하라”는 서명운동이 벌어져 오후 2시 현재 250여명이 참여했다.
김수연 동아닷컴 기자 si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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