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경제활동 포기하는 20代 행렬

  • 입력 2005년 12월 27일 03시 00분


취업 적령기인 20대 후반 남성(25∼29세) 가운데 일할 생각이 없거나 구직을 포기한 비(非)경제활동인구가 지난달 40만여 명으로 1년 사이 5만 명이 늘었다. 일을 배우기 시작할 청년들 가운데 놀고먹는 사람이 많아진 것은 개인에게나, 국가에나 퇴보다. 일하고 싶지만 일자리를 얻지 못한 20대의 실업률은 전체 실업률 3.3%의 두 배가 넘는 7.3%다. 비경제활동인구는 이 실업률에 잡히지도 않는다.

청년시절 노동시장에 참여하지 못한 사람은 30대와 40대에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 30대 이후에 노동시장에 진입해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직종이 많지 않다. 취업 적령기를 놓친 젊은이 가운데 상당수는 반(半)실업 상태에 머물며 고단한 삶을 이어가고, 국가 인적자원으로서도 기여도가 낮다. 또 이런 청년이 늘어나는 사회는 활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지난 3년간 매년 5%대 성장만 이뤘어도 20대 실업자나 비경제활동인구는 훨씬 줄어들었을 것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설비투자 비율은 1995년 14% 수준에서 지난해 9.5%, 올해 1∼9월 9.2%로 하락해 좋은 일자리 창출을 기대하기가 더 어려워졌다. 20대의 성장 동력을 구동시키려면 근본적으로 노동시장, 교육시장 개혁이 필요하고 ‘기업하기 좋은 여건’을 만들어 투자 활성화를 꾀해야 한다.

이와 함께 고시 준비생, 대학원생, 자격증만 따려는 20대 후반 남성들은 얼마 전 톨게이트 요금징수원 모집에 석사 출신이 3명이나 지원한 현실도 직시해야 한다. 상대적으로 눈높이를 낮춘 20대 후반 여성들은 취업률과 경제활동 참가율이 높아지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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