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표, '눈물'로 논쟁 잠재워

  • 입력 2005년 12월 28일 16시 46분


한나라당 의총에서 고개숙이고 있는 박근혜대표. 김경제 기자
한나라당 의총에서 고개숙이고 있는 박근혜대표. 김경제 기자
사학법 반대 장외투쟁 지속 여부를 놓고 시끄럽던 한나라당이 28일 박근혜 대표의 눈물 한방울에 조용해졌다.

한나라당은 이날 의총에서 사학법 투쟁과 국회등원 여부를 놓고 2시간 넘게 난상토론을 벌였다.

의총에서는 ‘강경투쟁’에 대한 비판과 함께 ‘병행투쟁론’이 고개를 들기도 했지만 박 대표의 마지막 발언에 결국 ‘강행투쟁’쪽으로 결론이 났다. 한나라당은 국회등원을 계속 거부하고 시민, 종교단체 등이 참여하는 ‘반 노무현 투쟁기구’를 발족시켜 장외투쟁을 이어가기로 했다.

토론에서 전재희 김명주 박형준 고진화 의원 등은 “민생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국회 등원을 촉구한 반면, 김형오 안상수 심재철 의원 등은 장외투쟁 고수를 주장하며 격렬한 논쟁을 벌였다.

박 대표는 등원을 요구하는 의원들에게 “참을 만큼 참았고... 뺨을 때리고 발길질 하는데 우리가 맞아죽을 때까지 참아야 하느냐”고 강경하게 맞섰다.

그는 “지금 싸우자는 게 당리당략이나 대표 개인의 이익이 아니라, 이래선 안 된다는 신념 때문”이라며 “여당이 민생을 생각했다면 민생법안을 먼저 처리한 후 사학법을 날치기하더라도 했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의총의 하이라이트는 “사학법 투쟁이 필요 없는 이념 싸움”이라는 비판에 맞선 박 대표의 눈물.

박 대표는 “북한 때문에 어머니까지 잃었지만 그래도 북한에 가서 김정일까지 만났다”며 “나름대로 북한에 대해서 상당히 넓은 생각을 갖고 있다. 그런데 이런 이념문제를 이것이…”라고 말한 뒤 1분여 가량 말을 잊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회의장은 박 대표의 눈물에 갑자기 비장감이 감돌았다. 곳곳에서 의원들의 격려 박수가 이어졌지만 박 대표의 말은 쉽게 이어지지 않았다. 박 대표는 한참이 지나서야 겨우 감정을 추스린 후 “함께 힘을 모으자”며 의총을 마무리 지었다.

한나라당은 내년 초까지 장외투쟁 일정을 마련하고 시국강연회를 이어갈 방침이어서 당분간 국회 정상화는 어렵게 됐다.

강재섭 원내대표는 “방향이 결정됐으면 일사분란하게 움직여야 된다”며 “뒷전에서 이야기하고 전체와 행동이 다른 방향으로 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구민회 동아닷컴 기자 dann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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