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마라톤 인구는 경제난 등이 있을 때 급성장했다. 동아마라톤만 해도 1997년 1882명이던 것이 ‘국제통화기금(IMF) 한파’ 이후인 1998년 6931명으로 늘었고 1999년엔 사상 처음 1만 명(1만1303명)을 넘어섰다.
극한에 도전하는 마라톤을 통해서 현실의 어려움을 이겨내려는 사람이 줄을 이었다. 실직과 사업 실패 등으로 실의에 빠졌던 사람들이 마라톤을 통해 오뚝이처럼 일어선 인간 승리가 각종 언론 매체의 단골 스토리가 될 정도였다.
일반인의 마라톤은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 이상의 선진국에서 주로 즐기는 스포츠인 점을 감안하면 2만 달러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한국에서 마라톤 붐이 일어난 것은 IMF 한파의 영향이 컸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5125명이 처음 풀코스에 도전하는 올해 서울국제마라톤 출전자들이 마라톤에 나서는 이유는 다양하다.
자신과의 싸움을 내걸기도 하고 취업을 위한 불굴의 의지를 다지기 위해서 출전하기도 한다. 한국의 2006 독일 월드컵 16강 진출을 기원하며 달리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아름다운 질주는 소아암 어린이 돕기나 불우 청소년 돕기 등 자선을 위해 뛰는 것이다.
![]() |
어려운 경제 여건이지만 올해 서울국제마라톤에서는 ‘아름다운 질주’가 줄을 이을 전망이다. 회원만 2만6000여 명인 국내 최대 온·오프라인 마라톤동호회 ‘런너스클럽’(회장 남영표)이 ‘재미를 넘어 감동을 위해 달리자’고 선언했다. 이들이 자선 행사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밝히자 ‘마라톤 여행사’ 여행춘추 등 각 기업 동호회도 동참을 선언하는 등 호응이 늘어나고 있다. 올봄 서울에서 모두가 남을 위해 뛰는 ‘아름다운 축제’가 펼쳐지길 기대해 본다.
양종구 스포츠레저부 yjongk@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