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씨의 말대로라면 개정 사학법에 반대하는 사학재단과 종교단체, 그리고 많은 학부모를 비롯한 국민도 ‘이념병’에 걸려 노무현 정권을 ‘빨갱이’로 몰기 위해 투쟁하고 있는 셈이 된다. 제1야당 최고위원의 인식이 겨우 이 수준인가.
한나라당의 장외투쟁 지속이 적절한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 등원 거부로 ‘거품 예산안’을 삭감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지적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사학법 반대투쟁은 ‘이념병’ 때문에 하는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이 지켜야 할 본질적인 가치, 즉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지키기 위한 것이다. 이를 훼손하려는 세력이 교육현장에 스며들 위험이 그만큼 커지기에 막으려는 것이다. 위헌 소송이 제기된 것도 그래서다. 한나라당이 정권의 정체성을 따지는 것도 노무현 정권과 그 배후세력이 국가 정체성을 흔드는 ‘이념병적 행태’를 보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야당의 문제 제기를 이념병 때문이라고 한다면 원 씨 자신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사학법 개정을 막지 못한 한나라당이 뒤늦게나마 반대투쟁을 벌임으로써 사학법의 문제점을 더 잘 알게 된 국민도 많다. 이런 국민이 모두 사학비리에 눈감으려는, 이념병에 물든 수구 기득권세력이란 말인가.
원 씨부터 이념의 굴레에서 벗어나야 한다. 한나라당에 대한 국민 지지율이 여당의 두 배 수준인 40%라지만, 원 씨는 어떤 기여를 했는지 스스로를 돌아볼 일이다. 정치적으로 성장하기 위한 수단으로 당내 충돌에 앞장서는 듯한 모습이 딱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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