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원 편법 모집' 전국서 비일비재…野3당도 조사하라"

  • 입력 2006년 1월 9일 17시 40분


5ㆍ31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 일부지역에서 열린우리당의 ‘당원 편법 모집’이 발각돼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인터넷에서는 ‘이런 일은 전국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조사를 확대하라’는 누리꾼들의 고발 글이 잇따르고 있다.

MBC ‘시사매거진 2580’은 지난 8일 서울 관악구 봉천본동 지역의 60세 이상 노인 70~100여명이 입당의사를 밝힌 적이 없는 데도 지난해 7월 열린우리당 기간당원으로 등록됐으며 매달 통장에서 1000~2000원의 당비가 빠져나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분기마다 정부로부터 3만6000원씩 교통수당으로 받는 노인들의 통장이나 집 전화요금에서 당비가 매달 빠져나가고 있다는 것.

방송이 나간 뒤 9일 현재 ‘시사매거진 2580’의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유사한 피해 사례를 털어놓으며 “전국의 열린우리당 기간당원에 대해 조사하라”는 누리꾼들의 비난 글이 쏟아졌다.

ID ‘제이현’ 은 “지난주에 경기 화성시의 시댁에 갔다가 전화요금 고지서를 보고 너무 황당했다. 열린우리당 당비라고 몇 천원이 빠져나갔는데 부모님께 물어봐도 영문을 모르시더라”며 “봉천동에만 국한된 게 아니라 전국적인 게 아닐까 의심된다”고 말했다.

‘류한종’도 “몇 달 전부터 우편물에 여당 회보가 날아와 알아봤더니 어머니 통장에서 매달 1000원씩 돈이 빠지고 있었다”며 “여당에 항의전화를 걸어 당장 돈을 돌려주고 탈당시켜달라고 했지만 이번 달 역시 돈이 빠져나갔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의 당비도 문제가 있다’는 주장도 잇따랐다.

‘이진경’은 “며칠 전에 전화요금에서 콘텐츠요금 명목으로 3개월 동안 매달 2000원씩 빠져나갔다”며 “확인해보니 한나라당의 당비였다. 작년 여름에 어느 분이 전화요금을 2000원씩 대신 내어주겠다고 이름과 전화번호를 적어간적이 있다”고 말했다.

‘김미경’도 “저희 어머니는 아는 분의 부탁으로 한나라당의 당원으로 가입을 했지만 당비를 낸 적은 없으시다”며 “그런데 얼마 전 서울시당으로부터 어머니가 직접 1만2000원씩 당비를 낸 영수증이 도착했다. 누군가 당비를 대납하고 진성당원으로 가입시킨 것 같은데 이런 경우가 비일비재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정치권 전체에서 대리입당, 당비 무단인출이 빈번하게 일어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전훈배’는 “여당의 당원 및 의원들이 기존의 정치에 몸을 담고 있었던 사람들인 만큼 비단 열린우리당에서만 행해진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여당과 한나라당, 민주당, 민노당의 당비를 모두 철저히 조사한 후 엄정 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MBC의 ‘당원 편법 모집’에 대한 방송이 보도 된 후 열린우리당 홈페이지에는 “어렵게 살고 세상물정에 어두운 노인들의 돈을 뜯다니 차라리 벼룩의 간을 빼먹어라”, “공식 사과하고 어르신들의 돈을 돌려주라”는 비난 글이 쇄도했다.

김수연 동아닷컴 기자 si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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