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택배는 최근 몇 년간 연 20%씩 택배 주문이 늘고 있지만 화물차는 연 2∼3%밖에 증차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니 추가고용도 부진할 수밖에 없었다. 정부가 2004년 4월부터 대형차 위주의 화물연대 대책으로 화물차 증차를 일괄적으로 제한했기 때문이다. 이런 규제는 소비자 편의를 희생시키고 일자리만 줄인다.
2003년 1월 1일부터 시행된 ‘국토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은 이 법의 적용을 받는 관리지역에 공장을 세우려면 1만 m² 이상의 용지를 확보하도록 제한했다. 창업 중소기업의 공장 용지는 1만 m² 미만이 많다는 현실을 무시한 법이었다. 이런 규제가 없었다면 더 많은 공장이 지어지고 일자리도 늘었을 것이다. 지난해 9월 8일 1만 m² 미만 공장도 지을 수 있도록 법규를 바꾸었지만 제한업종과 금지업종 등 각종 규제는 계속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경제부처들의 규제 등록건수는 1999년 말 2879건에서 2004년 말 3388건으로 늘었다. 유통, 물류, 노동, 인력, 금융 등 기업의 일상적 활동과 직결되는 규제도 수백 건에 이른다. 규제에 대한 해석이 모호하거나 법규 간에 상충되는 부분이 많은 등 규제의 질도 ‘악질(惡質)’이라는 지적이다. 이런 규제들을 없애 기업들이 좀 더 쉽게 신증설 투자를 할 수 있도록 해준다면 정부가 세금으로 공공부문의 일자리를 억지로 만들지 않더라도 더 많은 일자리가 생길 것이다.
수도권 투자 억제, 대기업 출자총액 제한 등 악성 규제 몇 개만 풀어도 수십조 원의 투자와 수만 개의 일자리를 기대할 수 있다. 기업이 원하는 ‘수요자 맞춤형’ 규제 완화가 일자리를 만든다는 것은 경제의 상식이다.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