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10원 동전 녹여 2만원 목걸이로…현대판 연금술

대전시내 일부 노점상이 10원짜리 동전을 녹여서 만들었다는 장신구를 판매해 조폐 당국이 고민에 빠졌다. 화폐 훼손을 처벌할 수 있는 법 규정이 없기 때문.

12일 한국조폐공사에 따르면 대전 서구 월평동 등지의 액세서리 노점상들이 10원짜리 동전을 녹여서 도금했다며 팔찌를 5000원, 목걸이를 1만∼2만 원에 팔고 있다.

판매대 주변에는 ‘십 원짜리로 만든 신주 목걸이’라는 안내문을 내걸었다.

조폐공사가 이런 장신구의 성분을 분석한 결과 10원짜리 주화의 원료인 황동 성분(구리 65%, 아연 35%)이 나왔다.

하지만 실제로 동전을 녹여서 만들었는지, 아니면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황동을 이용해 만들어 놓고 고객의 눈길을 끌기 위해 동전을 녹인 것처럼 선전하는지는 확인하기 힘들다고 조폐공사는 설명했다.

10원짜리 동전 한 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재료비는 20원이며 제작비는 38원이다.

조폐공사 정명국 홍보실장은 “일본 영국 벨기에는 화폐 훼손에 대한 처벌 규정을 마련해 놓았지만 우리나라는 처벌 규정이 없어 동전으로 장신구를 만들어도 어쩔 수 없다”며 “이런 점을 악용해 주화를 훼손하는 일이 늘어날까 봐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