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기자 KBS 게시판에 비판 글 올려

18일 KBS ‘생방송 시사중심’의 홈페이지 시청자게시판

MBC 보도국 소속의 전모 기자가 “KBS가 황우석 교수에 대해 이율배반적인 방송을 내보냈다”며 KBS의 프로그램을 비판하는 글을 인터넷에 올려 파문이 일고 있다.

KBS ‘생방송 시사중심’은 지난 17일 황우석 교수팀의 줄기세포 진위 논쟁 전반을 다루는 프로그램을 방영하면서 서울대 조사위의 발표에 문제를 제기하는 누리꾼들의 주장을 집중 조명했다.

방송 말미에는 최근 인터넷에 급속도로 유포되고 있는 MBC PD수첩을 패러디한 동영상인 ‘동네수첩’의 일부분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 동영상은 미즈메디병원의 연구진이 공모해 황 교수를 궁지에 몰아넣었다는 음모론이 주요 내용.

방송 직후 ‘생방송 시사중심’의 홈페이지에는 “공정한 방송에 감사한다”는 황 교수를 지지하는 누리꾼들의 의견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기도 했다.

그러나 ID ‘전OO’라는 누리꾼은 ‘선전선동 방송입니까?’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해당 프로그램을 강하게 비판해 누리꾼들의 눈길을 끌었다.

그는 “방송을 보니 참 걱정이 됩니다. PD겸 사회자분은 황 교수에 대해 너무 성급한 결론을 내렸다며 완전한 조사결과가 나올 때까진 황 교수를 믿자고 그랬는데, 그럼 그렇게 말하는 PD분은 왜 성급하게 인터넷에 네티즌들이 올린 근거 없는 맹목적인 옹호 글들은 그렇게 빨리도 맹신하는지 이율배반적이군요.”라고 방송을 비판했다.

그는 “내 살다 살다 네티즌들이 올린 글을 그렇게 팩트로 처리해서 방송하는 프로그램은 처음 봤다”며 “황 교수 주장의 진위여부의 문제가 아니라 저널리즘의 ABC 문제다. 솔직히 기본이 안 된 프로그램이다”라고 꼬집었다.

또 “여론의 한 방향에 그렇게 그냥 몸을 맡겨서 프로그램을 만드는 건 고등학생도 한다”며 “옥석은 좀 가려줘야 할 것 아닙니까? 혹 PD수첩에 특종을 빼앗겼다고 상대사 프로그램 뭉게자고 그딴 식으로 허접한 방송 만든 건 아닌지 의심이 가는군요”라고 덧붙였다.

이 글이 오르자 누리꾼들은 ‘전OO’의 개인정보를 확인했고, MBC 보도국 전모 기자의 개인 홈페이지와 이메일 주소가 같다는 것을 알았다.

이후 수많은 누리꾼들은 대형 포털게시판마다 전모 기자의 사진과 신상명세, 과거에 작성한 기사들을 소개하며 비방 글을 올리고 있다.

비방 글이 쏟아지면서 18일 오후 현재 KBS ‘생방송 시사중심’ 홈페이지의 해당 글은 삭제됐다. 또 전모 기자의 홈페이지도 폐쇄된 상태다.

전모 기자는 동아닷컴과의 전화통화에서 “프로그램을 본 시청자의 입장에서 실명을 분명하게 밝히고 쓴 개인의 의견이다. 일부 누리꾼들의 오해는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수연 동아닷컴 기자 si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