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면도 걸어 보지만 몸은 대답이 없다. 정녕 이대로 끝이란 말인가, 가슴은 아리고 눈엔 이슬만 맺힌다.》
차세대 주전 골키퍼의 ‘상처뿐인 영광’.
22일 오전(현지 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리더스 프렙 인스티튜트 운동장에서 열린 한국축구대표팀 훈련.
5 대 5 미니게임 중 상대 공격수의 슈팅을 막으려던 골키퍼 김영광(23·전남)이 갑자기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무게 중심을 오른쪽에 두고 왼쪽으로 몸을 비틀다 오른쪽 무릎에 통증이 와 지탱할 수 없었던 탓이다. 절뚝거리며 훈련장을 빠져나가는 그의 눈에선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김영광은 “아픈 것보다는 훈련을 못하게 된 것 때문에 눈물이 나왔다. 열심히 뛰었는데…”라며 울먹였다.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인 이운재(33·수원)를 넘어서기 위해 노력했는데 힘 한번 쓰지 못하고 딕 아드보카트 감독의 눈도장을 받을 기회를 날려버려 눈물이 흘렀던 것이다.
김현철 대표팀 주치의는 오른쪽 무릎 인대 손상으로 재활치료와 함께 2주 개인훈련에 1주 회복훈련 진단을 내렸다. 잘해야 이번 전지훈련 막판에나 경기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 김영광은 이번 부상으로 독일 월드컵에 아예 출전하지 못할 수도 있는 위기를 맞은 것이다.
청소년과 올림픽 대표 등 엘리트 코스를 거친 김영광은 184cm, 85kg의 탄탄한 체격에 순발력과 투지, 선수 리드 면에서 뛰어난 기량을 보여 이운재를 넘어설 한국축구의 차세대 골키퍼로 기대를 받아 왔다. 하지만 아드보카트 감독이 부임한 뒤 단 한번도 뛰지 못했다.
김영광은 “이젠 통증도 없고 뛸 수도 있어 훈련을 제대로 소화할 수 있다”고 투지를 보이고 있지만 김현철 주치의는 “훈련을 계속한다면 부상 악화로 아예 뛰지 못할 수 있다. 재활이 필요하다”고 잘라 말했다.
리야드=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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