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중동에서 실용주의적 경제개혁과 개방정책으로 ‘중동의 작은 진주’로까지 불리는 두바이와 바레인의 ‘오늘’은 취재에 나선 기자의 예상을 뛰어넘는 것이었다. 특히 국토가 좁고 석유 등 부존자원이 적은 데도 괄목할 만한 성공을 거뒀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본보 25일자 1·5면 참조
두바이와 바레인은 규제를 과감히 없애고 문호를 활짝 열어 석유 없이도 눈부신 경제발전을 이뤄 냈다. 관광객 유치를 위해 이슬람 국가에서 금기시되는 술 판매까지 일부 허용하고 있었다.
특히 두바이의 ‘상전벽해(桑田碧海)’를 주도한 셰이흐 모하메드 왕의 ‘말과 마차론(論)’은 인상적이다. 일각에서 “종교나 이념 등 정치적인 측면이 너무 등한시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자 그는 “경제는 말, 정치는 마차”라며 “말이 마차를 끌지, 마차가 말을 끌 수는 없다”고 일축했다고 한다.
종교나 이념, 명분보다 경제가 국민 생활에 더 중요하다는 실사구시(實事求是)적 사고를 보여 주는 발언이다. 이 내용이 본보에 보도된 뒤 “가슴에 와 닿는 표현이었다”는 독자들의 의견도 적지 않았다.
모하메드 왕은 공식 행사에서도 연설을 자제하는 등 극도로 말을 아낀다. 하지만 한번 결정된 정책은 마감 시한을 준 뒤 반드시 결과를 확인해 책임을 묻는 등 ‘행동하는 지도자’로 알려져 있었다. 예고 없이 불시에 관공서나 개발 현장을 방문해 실제 현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직접 확인하는 일도 적지 않다고 한다.
두바이에서 만난 한 시민은 “지금 정부는 국민을 위해 정말 많은 일을 하고 있다”며 “두바이에 산다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두바이에 진출한 한 한국기업 주재원은 “무섭게 성장하는 두바이를 보면서 리더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갈수록 생존경쟁이 치열해지는 오늘날의 국제사회. 작지만 실용주의로 도약하는 두바이와 바레인은 한국에도 적잖은 교훈을 주는 것 같다는 생각이 현지 취재를 하는 내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손효림 경제부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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