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불을 지핀 쪽은 아마추어 종목 국가대표 코치협의회. 이들은 지난 21일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면서 “세계선수권대회 입상자들에게도 병역특례 혜택을 달라”고 요구했다.
이후 많은 누리꾼들이 논란에 가세했고, 22일에는 여야 정치권까지 나서서 제도정비를 놓고 상반된 의견을 내놨다.
▽누리꾼 = 선수들의 병역특례 혜택과 체육계의 ‘형평성’ 문제제기를 두고 인터넷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skxn0wb’(네이버)는 “하키, 핸드볼, 체조, 배드민턴 등 이런 종목들의 경쟁은 야구와는 비할 바가 못 된다”며 “병역 특례혜택 기준이 단지 인기, 비인기 종목으로 구분 된다면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mu2070’도 “WBC에 혜택을 주면 다른 종목 선수들도 병역혜택을 요구 할 것이 뻔한데, 왜 정확한 기준도 만들지 않고 ‘병역특례’ 혜택을 줬는지 모르겠다. 정부의 직무유기”라고 비판했다.
반면 ‘leejusanglov’는 “비인기종목은 우승해도 국위선양에 크게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냉정하지만 이것이 현실이고 이런 기준으로 생각한다면 WBC 대표선수들에게 혜택이 주어진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누리꾼들의 글은 포털사이트 등에 하루 수천 개씩 올라오고 있는 상황이다.
▽체육계 = 아마추어 종목 국가대표 코치협의회는 “아마추어 선수들은 비인기 종목의 설움과 적은 급여 등의 악조건 속에서도 국위를 떨쳐 왔다”며 “각 지도자들의 의견을 모아 대한체육회에 요구사항을 정식으로 건의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22일 오후 서울 태릉선수촌 선수회관에서 모임을 갖고 구체적인 대책을 논의했다.
대한체육회 훈련지원부 관계자는 동아닷컴과의 전화통화에서 “현재 국가대표선수 병역특례 대상은 올림픽 3위 이상, 아시안 게임 1위, 월드컵축구 16강이다. 하지만 1~4년 주기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 중에는 메달 따기가 올림픽보다 더 어려운 종목도 있다”며 “과거에는 일부 세계선수권대회 입상자에게도 병역특례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축구 16강, 야구 4강 선수들이 병역특례를 받는데 세계대회에서 입상한 선수들에게는 아무런 혜택이 없다는 것은 잘못”이라며 “지난 월드겁도 그렇고 이번 WBC의 경우도 정치권에서 호들갑을 떨면서 병역특례 혜택을 준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치권 = 한나라당 제6정책조정위원회는 22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정부와 열린우리당이 병역특례 혜택을 선심 쓰듯 원칙 없이 부여했다”며 제도정비를 주장했다.
위원회는 “온 국민에게 기쁨과 희망을 안겨 준 대표선수들을 격려한다는 취지에는 공감 한다”면서도 “그러나 원칙 없는 이런 혜택은 정부·여당의 인기영합 국정운영을 다시 한번 보여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열린우리당 우상호 대변인은 “당·정 협의회는 국민의 여론과 정서를 모두 반영하고 대회성과 등을 종합해 병역특례를 결정했다”며 “세계선수권대회까지 병역특례 혜택을 확대해 달라는 체육계 요구는 사실상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형평성 논란에 대해서도 “이번 사안은 형평성 문제를 제기할 일이 아니다”며 “체육계가 다른 분야에 비해 병역특례 해택이 적은 것도 아니다”고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구민회 동아닷컴 기자 dann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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