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국민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아오다 깊은 수렁에 빠진 한국 복싱에 이옥성 선수(24·보은군청 소속)가 희망을 줬었다. 그는 지난해 11월 세계복싱선수권대회에서 플라이급 결승에서 쿠바의 안드리 라피타 에르난데스를 판정으로 물리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실로 19년 만에 처음 맛본 짜릿한 복싱 금메달. 그러나 그가 받은 혜택은 오는 12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 출전을 위한 ‘입영연기’가 전부였다.
그 역시 지난 16일 한국야구가 세계최강 美日을 연파하고 4강에 오를 당시 야구대표팀 활약에 찬사를 보냈지만, 연이은 야구대표선수들에 대한 병역면제 발표에는 씁쓸함을 감출 수 없었다.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이 WBC 세계 4강에 비해 그토록 하잘 것 없는 성과였단 말인가.
이옥성 선수의 이 같은 심경은 모든 아마스포츠인들에 공통된 것이다.
이들은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선수들의 활약이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지 못하고 있을 뿐이지 그 가치는 결코 그리 만만하지 않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것.
올림픽 보다 입상하기가 더 어렵다는 종목도 많은 세계선수권대회 등에서 우승을 하고도 별다른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비인기 종목 선수들에 대한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들은 운동선수 등에 대한 병역특례 혜택이 원칙없이 주어지고 있어 비인기 종목 국가대표 선수들에 상대적 박탈감만 느끼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마추어 종목 국가대표 코치협의회는 지난 22일 태릉선수촌에서 모임을 갖고 세계선수권대회 입상 선수들에 대한 병역특례 혜택을 건의키로 의견을 모은데 이어 24일 오후 다시 태능선수촌에서 모임을 갖고 구체적인 건의 방법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동아닷컴과 통화에서 “건의문을 제출키로 한 만큼 24일 모임에서는 좀 더 구체적인 방법들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국방부 역시 국가대표 선수들에 대한 병영특례 혜택에 부여문제를 논의하고 있다고 연합뉴스가 23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국방부 관계자는 “이달 15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뿐 아니라 세계선수권대회에 입상한 선수들에게도 특례 혜택을 주는 방안을 검토해 달라는 문화관광부의 요청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윤광웅 국방장관 역시 지난 22일 언론사들과 가진 정책설명회에서 “스포츠 선수들에 대한 병역특례 혜택을 그때 그때 기분과 열기에 좌우되지 않고 공평하게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행 병역법 시행령 제49조에 따르면 병역특례 혜택은 올림픽 동메달 이상, 아시아 경기 대회 금메달, 월드컵축구 16강 이상 으로 제한하고 있다.
구민회 동아닷컴 기자 dann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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