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불법어로 신고했더니 아내가 잡혀갔네”

50대 어부가 해양경찰서에 불법 조업을 단속해 달라고 신고했으나 자신의 부인만 붙잡혔다.

전남 목포해양경찰서는 불법 어구인 뜰채를 소지한 혐의(수산자원보호법 위반)로 3일 최모(49·여) 씨를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최 씨는 지난달 27일 오후 10시 반경 목포시 영산호 방조제 앞 1.6km 해상에서 뜰채로 실뱀장어를 잡으려 한 혐의다.

최 씨는 이 해역에서 5, 6척의 선박이 실뱀장어 불법 조업을 하고 있다고 해경에 신고했던 홍모(50) 씨의 부인인 것으로 밝혀졌다.

홍 씨는 경찰에서 “1.2t짜리 배 2척에 아내와 각각 타고 실뱀장어를 잡으러 가는데 큰 배들이 불법 조업을 해 어장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신고했는데 큰 배들은 모두 도망치고 아내만 재수 없게 단속에 걸렸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홍 씨가 신고자의 부인이라는 점을 감안해 선처해 달라고 했지만 불법 어구를 소지한 혐의가 명백해 최씨를 입건했다”고 말했다.

해양 당국은 수자원 보호를 위해 허가를 받은 사람만 실뱀장어를 잡도록 하고 있으나 일부 어민이 고가에 일본으로 수출되는 실뱀장어를 잡기 위해 불법 조업을 하고 있다.

목포=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