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50기 국수전…백, 한수 부족

  • 입력 2006년 5월 24일 03시 03분


백 ○의 침입이 적시타여서 백도 많이 따라붙었다. 그러나 백 86이 흑 87을 예상 못한 착각. 안조영 9단은 당연히 흑이 귀에서 받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흑 87로 능률적으로 보강하자 백의 손해가 막심하다.

백 86으론 우상 쪽에서 손대지 말고 참고 1도 백 1을 선수하고 백 3으로 우하 흑을 압박하는 것이 더 좋았다. 나중에 백 ‘A’로 치중하는 수도 남아 있다.

이제 미답지로 남은 곳은 중앙뿐이다. 안 9단은 중앙에 성기게 놓인 흑 돌을 바라본다. 백은 이 돌을 어떤 식으로든 엮어 이득을 얻어야 한다.

백 88이 신호탄.

한 6단도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흑 89로 받아친다. 그러나 안 9단의 얼굴엔 한 줄기 희망의 빛이 스친다.

흑 89로는 112의 자리에 두어 평범하게 연결하는 정도로 흑의 우세가 확실하다.

한 6단은 내친 김에 흑 95로 중앙 백을 포위했다. 하지만 포위망이 엉성해 백이 뚫고 나갈 곳이 많다.

그러나 안 9단이 귀신에 홀린 것일까. 그는 많은 생문(生門)을 놔두고 유일한 사문(死門)인 백 98을 선택했다. 언뜻 보면 백 98이 생문 같다. 백 석 점의 급소인 데다 이처럼 흑 돌에 기대어 나가는 것이 많이 쓰는 행마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장 확실한 생문은 참고 2도 백 1이었다. 흑 2가 불가피할 때 백 5까지 수를 늘려놓고 7, 9로 나가 끊는다. 백 17까지 빅이 나는 모양인데 흑의 단점이 많아 보강하기 쉽지 않게 된다.

흑 99를 당해선 꼼짝없이 갇혀 버렸다. 안 9단은 안간힘을 다해 백 102 이하 수상전을 벌였지만 흑 117까지 한 수 부족이다. 안 9단은 여기서 돌을 거뒀다.

해설=김승준 9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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