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지금 국면처럼 대마를 몰아가는 공격은 그의 장기에 속한다.
백은 어디든 끊기면 곤란하기 때문에 행마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백은 50, 54처럼 절대 끊어지지 않는 마늘모 행마로 일관할 수밖에 없는 것이 가슴 아프다.
흑 55가 마늘모 행마의 단점을 추궁하는 정문의 일침. 백은 기분 같아선 57의 자리로 밀고 나가고 싶지만 흑 ‘가’로 끊는 수가 당장 눈에 보이기 때문에 56의 보강이 불가피하다.
흑 59도 둔한 듯하지만 은은하게 살기를 풍기고 있다. 백 대마가 온전한 집은 하나도 없는 상태.
백 60의 마늘모 행마도 목숨만 살려 달라는 수처럼 보인다. 돌에 탄력을 붙이려면 참고 1도 백 1로 막고 흑 2 때 3으로 젖혀야 하지만 흑 4로 끊는 수에 대책이 없다. 평소라면 흑 4처럼 끊는 수는 무리지만 지금은 주변 흑이 워낙 두터워 성립한다.
흑 61은 공격의 대가를 충분히 얻었다고 보고 자중한 것. 백을 우격다짐으로 쫓기보다는 실속을 챙겨 놓고 천천히 압박하겠다는 뜻이다. 멀리 보면 흑 61도 백 공격의 밑거름이 된다.
백 62 역시 굴욕적이다. 참고 2도 백 1로 뛰어 상변 흑 집을 삭감해야 하는데 역시 흑 2로 끼워 끊는 수가 있다.
흑 63, 65로 우상 일대 큰 집 모양을 만들자 옥 3단은 눈 딱 감고 백 66으로 우상귀로 돌진했다.
정수라면 백 대마를 보강하는 것. 그러나 흑이 귀에 말뚝을 박으면 더는 기회가 없다. 이젠 원 6단도 용서할 수 없다. 잠시 숙고하던 원 6단은 칼을 뽑아 들었다.
해설=김승준 9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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