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투표일이 임시 公休日인 이유

  • 입력 2006년 5월 30일 03시 05분


4년간 지역 살림을 맡아 ‘생활(生活)정치’를 이끌 지방자치단체장과 의원을 뽑는 선거일이 내일로 다가왔다. 하지만 유권자들의 무관심 때문에 1995년 첫 지방선거 이후 가장 낮은 투표율이 예상된다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걱정했다.

지방선거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이 대통령선거나 국회의원 총선거에 비해 덜한 것은 자연스럽다고 볼 수도 있다. 정치의 여전한 후진성과 정권의 총체적 실정(失政)이 국민의 혐오감과 실망을 깊게 함으로써 이번 선거전(戰)은 더욱 싱거워지고 말았다. 그러나 그럴수록 유권자들은 자신들의 선택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내달로 임기가 끝나는 현직 지방수장(首長)과 지역의원들을 보더라도 일을 잘해 지역에 기여한 사람도 있고 세금만 축낸 사람도 있다. 이번 선거에 나온 후보도 모두 똑같지 않다. 결국 유권자들이 ‘가능한 한 최선의 선택’을 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유권자 자신들의 팔자도 달라진다. 선거의 결과에 대한 중요한 책임이 유권자인 국민에게 있다.

기초의원 비례대표제가 도입된 이번 선거는 제주를 제외한 전 지역에서 6장의 투표용지에 동시 기표를 해야 하는 만큼 특정당 후보에게 ‘줄투표’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제대로 된 살림꾼을 골라 뽑으려면 후보 개개인의 자질과 역량을 최대한 따져야 한다. 배달된 공보를 꼼꼼히 챙겨 비교 검증해 볼 일이다.

지방선거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는 나라는 세계적으로 드물다. 일본과 유럽 대부분의 국가는 일요일에 선거를 실시하며 미국은 평일에 실시하지만 공휴일이 아니다. 나라의 생산이 줄어드는 데도 불구하고 선거일을 휴일로 정한 것은 투표율 제고에 일차적 목적이 있다. 민주주의를 더 적극적으로 구현하자는 취지다.

그런데도 투표소에 가지 않는 것은 유권자의 의무를 저버리는 일이자 자신들의 삶에 무관심,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볼 수 있다. 내일 선거일이 놀라고 하루 더 만든 공휴일이 아님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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