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며칠 전 잠을 자다 우승 트로피를 안고 기뻐했지만 깨고 난 뒤 기분은 별로였다. 하지만 바로 그 꿈이 현실로 이뤄졌다.
그토록 기다리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첫 승을 이룬 이선화(20·CJ).
그는 5일 미국 뉴저지 주 갤러웨이의 시뷰리조트 베이코스(파71)에서 끝난 숍라이트클래식 3라운드에서 8언더파 63타를 몰아쳐 최종 합계 16언더파 197타로 우승했다.
이선화는 올해 LPGA투어 데뷔 후 3차례 준우승 끝에 12개 대회 만에 처음으로 우승컵을 안았다. 63타는 그의 LPGA 최소타 기록. 한국 선수는 올 시즌 13개 대회에서 우승 6회, 준우승 9회를 합작하는 초강세. 이선화는 “준우승 3번 했던 게 큰 도움이 됐다.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 마음 비웠더니…
전날 2타 차 공동 3위였던 그는 우승은 기대하지 않았다. 평소 코스 곳곳에 세워진 리더보드를 자주 쳐다봤지만 이날은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 플레이에만 집중했다. 전반에 2타를 줄였고 후반 들어 4연속 버디에 이어 17번 홀에서 버디를 잡았다. 선두로 나선 줄도 몰랐다. 18번 홀(파5) 세 번째 샷을 한 뒤 캐디한테 처음 2위보다 3타 앞섰다는 얘기를 들었다. 평소 표정 변화가 없고 말수도 적어 ‘돌부처’라는 별명을 얻은 그의 얼굴에 그제야 미소가 번졌다.
○ 언니 고마워
우승을 확정 지은 뒤 이선화는 장정(기업은행)에게 맥주와 샴페인 축하 세례를 받았다.
지난해 자신이 브리티시오픈에서 우승했을 때 똑같은 축하를 받은 데 대한 고마움의 표시였다. 장정은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 등과 공동 2위(13언더파)에 올라 2주 연속 준우승해 아쉬움이 컸지만 후배 사랑은 남달랐다.
○ 될성부른 떡잎
초등학교 4학년 때 골프를 시작한 그는 중학교에 다니던 2000년 프로테스트에 합격해 한국여자프로골프 최연소(14세 2개월 16일) 프로가 된 뒤 이듬해 MC스퀘어여자골프대회에서 최연소 우승 기록도 세운 주인공.
지난해 LPGA 2부 투어 상금왕 자격으로 올해 풀 시드를 따냈다. 이번 우승으로 22만5000달러를 받으며 상금 4위(66만414달러)로 점프. 올 시즌 신인상 부문에서 674점으로 2위 모건 프레셀(373점)을 크게 앞서 수상을 일찌감치 예약했다.
숍라이트클래식 최종 성적 | |||
순위 | 선수 | 파 | 스코어 |
1 | 이선화 | ―16 | 197(65-69-63) |
2 | 장정 | ―13 | 200(67-69-64) |
셰리 스타인하우어 | 200(68-66-66) | ||
안니카 소렌스탐 | 200(64-69-67) | ||
7 | 박희정 | ―9 | 204(66-70-68) |
9 | 김미현 | ―8 | 205(67-70-68) |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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