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탄핵사태 때 KBS 보도는 편향의 극치였다고 강 감사는 증언했다. KBS 보도프로그램은 9 대 1의 비율로 탄핵 반대 목소리를 내보냈다는 분석이다. 강 감사는 당시 기자들이 ‘시위 현장이 눈물바다로 변합니다’ ‘수구 부패정치를 척결하기 위해 시민들이 참여하는 촛불집회를 열기로 했습니다’ 등 ‘보도의 이름으로 선동했던’ 생생한 기록을 책에 담았다.
현 정권이 임명한 정연주 사장은 재임 3년 동안 ‘대(對)국민 사과’를 9번이나 했다. 정 사장은 이른바 시대정신을 내세우는 일부 직원과 함께 ‘정권 섬기기’에 매진하다가 공영방송의 신뢰도를 땅에 떨어뜨렸다는 게 강 감사의 결론이다.
정 사장이 이른바 ‘개혁 프로그램’이라며 신설한 ‘생방송 시사투나잇’ ‘미디어 포커스’ 등은 아직도 편파성 시비를 낳고 있다. 한나라당 전재희 의원 누드패러디 파문을 일으킨 ‘시사투나잇’은 내부 심의에서조차 160여 회에 걸쳐 편파성 지적을 받았다. 또 KBS 라디오가 이념 편향적 인사들을 출연시켜 한쪽 견해만 부각시킨 일도 부지기수였다고 한다.
강 감사는 “이 책에 실린 KBS의 역사와 기록은 국민을 향한 가슴 저미는 고해성사”라고 말했다. 이 책은 강 감사의 체험에다 동료들의 증언, 구체적 자료를 토대로 쓰여 설득력을 더한다. 한국 방송사에 치욕으로 남을 ‘KBS의 지난 3년’을 진두지휘했던 정 사장은 이달 말로 임기가 끝나지만 연임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현 정권과의 공생공사(共生共死) 구조가 견고하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뒤따른다. 결국 KBS 개혁은 국민의 힘으로 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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