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조선업이 세계시장을 석권할 수 있었던 것은 치열한 경쟁 덕분이다. 세계시장에서 살아남고 앞서 가기 위해 기술경쟁력의 우위 확보에 다 걸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연구 인력만 1300명에 이른다. 국내 업체들은 경쟁국 업체들이 투자를 게을리 할 때 과감하게 설비투자를 했다. 이런 투자를 통해 한국은 현재 대형 컨테이너선 유조선 액화천연가스(LNG)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에서 세계 물량의 70%를 수주하고 있다. 기술 세계 1등, 수주물량 세계 1등인 것이다. 내수에 안주하던 일본 조선업은 계속 처지고 있다.
그러나 조선업 성공과 지역 발전의 선순환이 흔들리고 있다. 국내 조선업체들이 인건비와 공장 용지가 싼 중국 필리핀 말레이시아에 분산 투자하기 시작했다. 올해 삼성중공업은 중국 산둥 성 룽청 시에 블록 및 해양설비 공장을 착공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산둥 성 옌타이에 블록 공장을 짓고 있다. 국내 인건비와 땅값이 너무 올라 가격경쟁력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복잡한 인허가 절차 등 공장 증설이 힘든 것도 국내투자 기피 요인이다.
우리나라 조선소들이 계속 국내에 투자할 수 있도록 여건을 개선하는 것은 공공기관 수십 개를 억지로 지방에 이전시키는 것보다 지역 발전에 훨씬 도움이 된다. 일자리를 더 만들고 소득 격차를 줄이는 일도 결국은 세계시장에서 이길 수 있는 산업과 기업을 끊임없이 육성하는 데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은 못 만들면서 국민 편 가르기를 백날 천날 해 봐야 거기서는 답이 나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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