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세계 조선소 1위부터 7위까지 차지한 한국

  • 입력 2006년 6월 21일 03시 00분


우리나라 조선소가 세계 조선소 순위에서 1위부터 7위까지를 독차지했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STX조선 한진중공업의 순이다. 대형 조선소가 몰려 있는 경남 거제도는 1인당 소득이 2만5000달러로 이미 ‘선진국’이다. 기업 성공과 지역 발전의 선(善)순환 모델인 셈이다.

한국 조선업이 세계시장을 석권할 수 있었던 것은 치열한 경쟁 덕분이다. 세계시장에서 살아남고 앞서 가기 위해 기술경쟁력의 우위 확보에 다 걸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연구 인력만 1300명에 이른다. 국내 업체들은 경쟁국 업체들이 투자를 게을리 할 때 과감하게 설비투자를 했다. 이런 투자를 통해 한국은 현재 대형 컨테이너선 유조선 액화천연가스(LNG)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에서 세계 물량의 70%를 수주하고 있다. 기술 세계 1등, 수주물량 세계 1등인 것이다. 내수에 안주하던 일본 조선업은 계속 처지고 있다.

그러나 조선업 성공과 지역 발전의 선순환이 흔들리고 있다. 국내 조선업체들이 인건비와 공장 용지가 싼 중국 필리핀 말레이시아에 분산 투자하기 시작했다. 올해 삼성중공업은 중국 산둥 성 룽청 시에 블록 및 해양설비 공장을 착공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산둥 성 옌타이에 블록 공장을 짓고 있다. 국내 인건비와 땅값이 너무 올라 가격경쟁력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복잡한 인허가 절차 등 공장 증설이 힘든 것도 국내투자 기피 요인이다.

우리나라 조선소들이 계속 국내에 투자할 수 있도록 여건을 개선하는 것은 공공기관 수십 개를 억지로 지방에 이전시키는 것보다 지역 발전에 훨씬 도움이 된다. 일자리를 더 만들고 소득 격차를 줄이는 일도 결국은 세계시장에서 이길 수 있는 산업과 기업을 끊임없이 육성하는 데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은 못 만들면서 국민 편 가르기를 백날 천날 해 봐야 거기서는 답이 나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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