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특집]증권사 센터장들이 예상하는 기상도

  • 입력 2006년 6월 27일 03시 00분


지난해만은 못해도 완만한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던 전문가들의 연초 증시 전망이 빗나갔다.

미국을 중심으로 세계 경기가 전반적으로 위축되면서 증시 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한 것. 21일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지수는 지난해 말에 비해 152.18포인트(11.03%)나 빠졌다.

이런 가운데 3분기(7∼9월)를 맞는 각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전망은 그다지 밝지 못하다. 반등에 대한 기대를 내비치면서도 미국과 세계 경기가 얼마나 회복될 수 있을지 걱정하는 분위기다.

상승세 회복을 점치는 센터장들도 대부분 그 시기는 3분기 말쯤으로 보고 있다.

○ “미국 금리 계속 오르면 1200도 위험”

대한투자증권 정홍관 리서치센터장과 대우증권 홍성국 리서치센터장은 “3분기에도 하락장이 이어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정 센터장은 “전 세계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금리 인상 추세 때문에 경기와 기업 실적이 어쩔 수 없이 계속 둔화될 것”이라며 “3분기 초반에는 외국인 매도세로 바닥을 확인하는 과정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홍 센터장도 “하락세의 기울기는 완만해지겠지만 상승 조짐이 다시 나타나려면 9월 이후까지 기다려야 할 것”이라며 “한국 증시가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 선진국지수에 편입될 수 있을지 눈여겨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 센터장은 3분기 후반으로 넘어가면 미국의 통화정책 등 불확실한 요인들이 해소되면서 상승세가 되살아날 수 있다는 긍정적인 견해를 덧붙였다.

“3년 연속 상승에 따른 가격 부담은 2분기(4∼6월)의 하락장에서 대부분 해소됐다고 생각합니다. 금리가 낮게 유지되고 부동산 수익이 계속 떨어지면서 적립식 펀드를 통해 꾸준히 증시로 들어오는 자금의 힘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미래에셋증권 이정호 리서치센터장은 추가적인 금리 인상으로 인해 경기 둔화가 심화되지 않을까 걱정했다.

3분기에도 미국이 금리 인상을 멈추지 않는다면 코스피지수 1200 선이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

그는 “금융업종과 우량 내수 종목을 중심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좁힐 것을 권한다”며 “정보기술(IT)과 자동차 업종이 단기 반등을 보일 수 있겠지만 꾸준한 상승세를 유지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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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재 충분히 반영… 상승세 되찾을 것”

반면 하락장이 2분기로 마무리되고 3분기에는 상승세가 회복될 수 있다고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이 상반기(1∼6월)처럼 경기 추락에 대한 불안감을 무시한 채 물가를 잡으려고 정책 금리를 계속 올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국내 경기는 수출 호조가 안전판이 되고 있어 갑자기 냉각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며 “하반기(7∼12월)에는 가격 매력이 부각되면서 상승 흐름이 되살아날 것이므로 호흡을 길게 갖고 상반기에 하락 폭이 컸던 우량주를 살펴두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메리츠증권 윤세욱 리서치센터장도 “국내 기업의 실적에 대한 우려가 많지만 2분기가 바닥이었다고 본다”며 “특히 원-달러 환율의 반등으로 IT 등 수출업체의 실적이 빠르게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르면 8월 8일, 늦으면 9월 20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미국 금리가 동결되는 것을 기점으로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세가 회복되리라는 지적이다.

그러나 윤 센터장은 4분기(10∼12월) 초쯤이 돼야 지수가 본격적으로 반등하기 시작할 것으로 내다봤다. 당분간은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전략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

그는 “3분기 말부터 주식을 조금씩 다시 사들이기 시작해 4분기 주가 회복에 대비하는 것이 좋다”며 “짧은 기간에 주가가 크게 떨어진 IT 조선 자동차 등 수출 관련주와 실적이 꾸준한 금융업종에 주목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한국투자증권 리서치본부 강성모 상무보도 가격 부담으로 인한 지수 하락은 2분기에 마무리됐다는 견해다.

“2003년 이후 계속되고 있는 세계 증시의 전반적 상승 추세는 여전히 유효합니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되면서 주식 등 위험 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다시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우리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경기의 둔화에 지나치게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세계 경제에 대한 미국의 주도력이 점점 약해지고 있는 가운데 일본과 유럽 등 다른 지역의 경제가 활성화되면서 수요를 대체하고 있다는 것.

황 팀장은 “여러 가지 부정적인 변수는 2분기의 하락에 충분히 반영됐다고 본다”며 “하반기 증시에서는 상승 추세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내년 한국 기업의 이익 증가율 예상치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 매력적”이라며 리스크가 비교적 낮은 IT 자동차 은행 보험업종을 중심으로 하락기마다 주식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을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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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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