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세 상승장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았지만 올해처럼 불투명한 장세가 계속될수록 진짜 투자 실력이 드러나는 법이다. 특히 위험 관리를 잘 해놓은 투자자와 그렇지 않은 투자자의 수익률 차이는 비교적 크게 나타난다.
전문가들은 위험을 줄이기 위한 기초적인 방법으로 분산투자를 권한다.
그런데 수많은 개인투자자들이 이 분산투자의 개념을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대충 서너 종목 아무렇게 골라 투자한 뒤 이를 분산투자라고 착각하는 투자자가 적지 않다는 것.
분산투자는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해 예방 접종을 하는 것처럼 건강한 투자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예방 조치 같은 것이다. 이는 직접투자자이건 간접투자자이건 모두가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조언이다.
○ 위험을 나누자
한 가지 성격을 지닌 자산에 전 재산을 투자할 때에는 뜻밖의 위험이 생길 수 있다. 예상과 달리 그 자산의 가격이 폭락하면 전 재산을 날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분산투자는 이를 피하기 위해 재산을 다양한 성격의 자산에 투자하는 방법이다. 이 원칙의 포인트는 ‘다양한 성격’의 자산에 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 LG필립스LCD, 하이닉스반도체 이렇게 세 종목에 투자한 것은 전혀 분산투자가 아니다. 세 종목 모두 수출 관련 대형주이며 정보기술(IT) 경기에 민감하게 움직이기 때문이다.
태평양, 신세계, 오뚜기 이렇게 세 종목에 투자해도 마찬가지이다. 이들 세 종목은 앞의 세 종목에 비해서는 실적이 안정적이긴 하지만 모두 내수 관련 종목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런 포트폴리오는 의외로 수입에 의존하는 원재료 가치가 급등하거나 내수 경기가 침체되면 동반 하락을 겪을 수 있다.
적어도 삼성전자-태평양 식으로 수출 관련주와 내수 대표주에 나눠 투자해야 위험이 분산되는 것이다.
○ 다양하게 투자하는 게 핵심
분산투자의 핵심은 단순히 몇 종목에 나눠 투자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다양한 성격의 종목에 자산을 나눠 놓느냐 하는 것이다.
이는 간접투자도 마찬가지다. 분산투자를 위해 해외펀드에 가입했다 해도 인도 펀드 같은 곳에 돈을 넣었다면 별 분산투자 효과가 없다. 인도 증시는 한국 증시와 마찬가지로 신흥시장이라 국내 증시와 움직임이 거의 비슷하기 때문이다.
삼성증권 장진우 AM지원파트장도 “직접투자자라면 분산투자를 위해 12개 업종에서 2개씩, 최소 24개 종목에는 투자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이완배 기자 roryrery@donga.com
간접투자자 분산투자 요령
① 자신의 투자 성향에 맞게 주식형펀드와 채권형펀드 투자 비중을 정한다.
② 채권형펀드는 하나만 골라도 좋다.
③ 주식형펀드는 스타일에 따라 2, 3개 펀드를 고른다.
④ 해외펀드 중 인도나 중국 관련 펀드는 공격적인 투자로, 미국 등 선진국 관련 펀드는 안정적 투자로 규정한다. 공격적 투자와 안정적 투자를 적절히 섞어 투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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