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대법관은 이날 같이 퇴임한 이규홍·이강국·손지열·박재윤 대법관 등을 대표한 퇴임사에서 “대부분의 사법부 구성원들은 이런 말들이 사실과 다르다고 항변하지만 중요한 것은 사실이든 아니든 국민들이 아직도 이런 말들을 믿고 있다는 점”이라며 “법조인 모두가 지혜를 모아 해결해야 할 이 시대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사회 여러 분야에서 자기의 의견과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을 적대시하고 증오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런 현상은 사법 분야에도 좋지 못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법권의 독립을 어느 정도 성취했으나 국민들의 신뢰는 만족할만한 수준이 아니고, 일부 집단과 개인들이 공정한 재판을 위해하려는 언동을 서슴없이 하고 있어 안타깝고 유감스럽다고 우려했다.
“이해관계의 집단이나 개인이 입장을 관철하기 위해 온당치 못한 방법으로 재판에 영향을 미치려 하고 있다. 판결에 대해 자신들의 생각과 다르다고 보수니 진보니, 걸림돌이니 디딤돌이니 하면서 승복하지 않고 원색적으로 과격한 언동으로 비난하기도 한다.”
그는 이에 대해 “한 단계 더 높은 민주사회로 나가기 위한 진통으로 이해하고 싶지만, 결국 사법권의 독립을 저해하는 우려스러운 현상”이라며 “소수의 의견도 존중돼야 하겠지만, 침묵하고 있는 다수의 합리적이고 정의로운 생각이 시끄러운 소수의 강경한 목소리에 묻혀서는 않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사법부의 구성원들은 보수의 편도, 진보의 편도 아니고 오로지 법과 정의와 양심의 편일 뿐”이라며 “최선을 다해 임무를 완수하려고 노력했다는 것을 위안으로 삼고 여러분 곁을 떠난다”고 말했다.
한편 이홍훈·박일환·김능환·전수안·안대희 신임 대법관은 11일 오전 9시 대법원청사에서 취임식을 갖고 6년간의 대법관 임기를 시작한다.
구민회 동아닷컴 기자 dann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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