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신촌에선 상당수 빌딩의 지하층 상가가 비어 있다. 건물 값 떨어진다고 주인들이 쉬쉬해서 실태 파악이 안 되고 있을 뿐이다.”(서대문구 노고산동 S부동산 관계자)
“지금 명동은 그나마 일본인 관광객들로 버티고 있다. 단 한 명의 일본인 고객이라도 잡기 위해 일본인 아르바이트생을 뒀고, 나도 일본어를 배우고 있다.”(D슈퍼마켓 사장 김모 씨)
자영업자들의 위기 상황을 다룬 ‘요즘 자영업자 한숨을 팝니다’(본보 11일자 A1·B1면 보도) 기사가 나간 뒤 독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많은 독자가 기자에게 전화나 e메일로 공감을 표시했다. 동아닷컴을 통해 이 기사를 조회한 건수는 4만 건에 육박했다. 네이버 네이트 다음 야후 엠파스 등 주요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도 많게는 100여 건의 댓글이 달렸다. ‘흥미’란 측면에서 유리하지는 않은 경제 관련 기사로는 이례적으로 뜨거운 반응이었다. 광화문 근처 식당 주인들은 “어쩌면 우리의 어려움을 이렇게 생생하게 전달했느냐”고 했다.
자영업은 ‘보통 사람들의 마지막 탈출구’로까지 불린다. 직장인이면 자의든 타의든 언젠가 회사를 그만둘 수밖에 없고 그 경우 생각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직업이 자영업이다. 이번 기사에 대한 호응은 많은 사람이 자영업자들의 고단한 삶을 단순한 ‘남의 일’로만 보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현 정부는 자주 ‘서민을 위한 정부’로 자처해 왔다. “서민의 눈물을 닦아주겠다”는 말도 했다. 하지만 현 정부 3년 5개월 동안 대표적인 서민층 가운데 하나인 자영업자들의 눈물은 늘어만 간다.
자영업은 전반적인 경기에 가장 민감한 분야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한 영세상인은 “이 정부가 말만 번드르르하게 하고 계층만 갈라놓았지 도대체 경제를 위해 한 게 뭐가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 당국자들은 정말 이제라도 정신을 차려야 한다.
황재성 경제부 jsonhng@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