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적임자라는 근거로 “20년간 교수로 재직하면서 교육에 관심을 가져 왔다. 인적(人的)자원 정책에 대해 대통령정책실장 때도 관심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말은 거꾸로 전문성이 없음을 드러낸다. 그런 정도의 경험이 전문성이라면, 자식을 어렵사리 대학에 보낸 이 땅의 수많은 학부모가 김 씨보다 못할 것이 없다. 지난 3년여 동안 정부 고위직에 있었던 김 씨보다 공교육 붕괴를 직접 체험한 학부모들이 교육의 문제점을 훨씬 정확하게 알고 있을 가능성도 높다.
김 씨는 외국어고 정책에 대해서도 ‘비전문가’임을 고백하고 말았다. 그는 “외고에 입학한 학생이라면 다수가 어문계열로 진학하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말했지만 오늘날 외국어 능력은 인재가 되기 위한 기초 소양이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는 것이 상식이다. 두 딸이 외고를 나왔고 그중 한 명이 비어문계열에 진학한 것에 대해서도 그는 “당시에는 제한이 없었다”고 동문서답식 변명을 했다. 지금도 형식상 제한은 없다.
김진표 교육부총리의 외고 정책이 비판받는 이유 중 하나도 자기 자식은 외고에서 경영학과로 보내고도 2008년 ‘내신 입시’를 강행해 다른 학부모에겐 그 길을 막아 버린 이중성 때문이다. 두 김 씨는 자신의 딸들이 지금 외고에 입학해야 될 상황이라면 외고 입학 지역제한 정책을 고집할까.
설혹 김 씨가 교육전문가라 하더라도 스스로 적임자라고 몇 번이나 자화자찬하는 태도는 오만하고 국민에게 무례하다. 배우는 학생들이 듣고 ‘무조건 큰소리치는’ 흉내를 낼 것만 같다.
그는 여당이 5·31지방선거에서 참패한 뒤에도 “우리가 가는 길이 옳다고 확신한다”며 기세등등했다. 이런 독선도 교육부총리로서의 자질을 의심하게 한다. 노무현 대통령은 어째서 인재를 널리 구하지 못하고, 김 씨처럼 세상이 아니라는 사람만 고르는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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