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특집]펀드투자/적립식 ‘꾸준히’ 거치식은 ‘8월에’

  • 입력 2006년 7월 20일 03시 06분


《상반기(1∼6월) 주식시장의 하락세는 지난해 일어난 주식형 펀드 붐에 찬물을 끼얹었다. 5월 중순 들어 주가가 급락을 거듭하면서 주식형 펀드가 한때 원금까지 까먹은 것. 지난달 7일 국내 주식형 펀드의 순자산 총액(투자 원금에 운용 수익을 더한 금액)은 투자 원금에 해당하는 설정 잔액보다 낮아졌다. 이달 9일 거래일 기준으로 17일 만에 다시 순자산 총액이 설정 잔액을 넘어서면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상반기 펀드 성적은 낙제에 가까웠다. 지난해 50% 이상의 수익률을 올렸던 대형 주식형 펀드의 상반기 수익률은 대부분 마이너스로 추락했다. 그러나 펀드 투자는 1, 2년을 보고 하는 것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적립식 주식형 펀드 투자자에게 주가 변화에 민감해지지 말 것을 권한다. 길게 봐서 경제가 성장해 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면 일정 기간의 주가 하락은 펀드를 싸게 사들일 좋은 기회로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 주식형 펀드전망 대체로 밝아

힘든 상반기를 보냈지만 하반기(7∼12월) 주식형 펀드 전망은 대체로 밝은 편이라고 증시전문가들은 말한다.

3분기(7∼9월) 중에 미국 금리 인상 행진이 마무리될 가능성이 커 반등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나금융그룹이 최근 대한투자증권과 하나은행에 근무하는 프라이빗뱅커(PB) 21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도 하반기에 수익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금융 상품으로 주식형 펀드를 꼽은 응답자가 전체 조사 대상의 47.2%로 가장 많았다.

전문가들은 기대 수익률은 낮춰 잡되 적립식 펀드를 활용해 꾸준히 분할 매수할 것을 권한다.

대신증권 김영익 리서치센터장은 “지금 당장은 어려워 보여도 길게 보면 증시 상승세는 살아 있다”며 “적립식이 아닌 거치식 펀드라면 7월 중순∼8월 초쯤이 적절한 가입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하락장의 강자를 눈여겨 보라’

펀드 투자에 성공하려면 무엇보다 자신의 투자성향에 맞는 주식형 펀드를 선택해야 한다.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이상건 선임연구원은 “예를 들어 보수적인 투자자는 가치주와 배당주 펀드를 눈여겨보고, 공격적인 성향이라면 성장주와 중소형주 펀드에 관심을 갖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어려웠던 상반기에 성적이 비교적 좋았던 펀드들에 주목할 필요도 있다. 하락장에서 ‘선방’한 펀드들은 특히 안정성을 중요하게 따지는 투자자들에게 어울린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주식형 펀드는 한국투신운용의 ‘한국 삼성그룹 적립식주식1 클래스A’(3.23%)였다.

삼성투신운용의 ‘삼성 우량주장기 클래스A’(―0.37%), CJ자산운용의 ‘CJ 카멜레온 주식1’(―1.15%)도 다른 주식형 펀드에 비해 운용성적이 괜찮았다.

○ ‘채권형 펀드에도 분산 투자를’

올해 5% 이상 수익률이 기대되는 채권형 펀드도 분산 투자 대상으로 고려할 만하다. 지난해 채권형 펀드가 올린 연 수익률(평균 1.86%)과 비교하면 투자 매력이 쏠쏠한 편이다.

채권형 펀드에 대한 기대도 미국의 금리 인상이 멈출 것이라는 전망에 근거한다. 정책 금리가 동결돼 채권 금리가 안정되면 채권형 펀드의 수익률은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최근 국내 채권형 펀드에는 2주 동안 1조9000억 원이 넘는 투자 자금이 몰렸다.

한국펀드평가 김휘곤 팀장은 “각 은행이 특판 예금금리를 연 5%대로 제시하고 있지만 보통 5000만 원 이상 한꺼번에 불입해야 하고 1년 이상 찾을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 액수 이하의 여유자금은 채권형 펀드에 넣어 두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 ‘실물과 해외 펀드는 조심해야’

올해 초 대안 투자의 모델로 관심을 모았던 부동산 펀드와 선박 펀드의 하반기 전망은 썩 좋지 않다.

부동산 펀드는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대책 때문에 건물을 매입하더라도 분양이 제대로 이뤄질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한 자산운용사 부동산본부장은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면 부동산 펀드도 활성화되겠지만 아직은 어려워 보인다”고 귀띔했다.

선박 펀드도 선박 가격이 떨어지는 추세여서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의견이 많다.

연초에 인기 몰이를 했던 해외 펀드도 달러화 약세가 계속되면서 부진한 운용성적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강창희 소장은 “정보가 부족한 해외 증시에 투자하는 펀드에 돈을 넣을 때는 반드시 분산 투자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며 “전체 투자 자금의 20∼30%에서 다양한 지역에 골고루 투자하는 글로벌 펀드를 활용할 것”을 권했다.

그는 또 “마라톤과 같은 펀드 투자에서는 처음에 세운 원칙과 투자 포트폴리오를 꾸준히 지켜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수익률이 좋다는 소문에 펀드 갈아타기를 자주하면 절대로 펀드 투자에 성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올 상반기 주식형 펀드 수익률 순위(단위: %, 억 원)
펀드운용사상반기 수익률1년누적 수익률설정잔액
한국삼성그룹적립식주식1클래스A한국투신3.2352.875,814
한국부자아빠삼성그룹주식1한국투신1.5850.48427
한국골드적립식삼성그룹주식1한국투신0.8849.46890
한국삼성그룹주식형-자(B)한국투신0.05 443
삼성우량주장기클래스A삼성투신―0.3758.191,904
CJ카멜레온주식1CJ자산―1.1542.73206
프런티어장기배당주식1우리크레디트스위스자산―1.3016.58184
골드코스피50실렉트주식1한화투신―1.5537.18560
삼성에버그린주식1삼성투신―1.8738.87107
미래에셋3억만들기
좋은기업주식K-1
미래에셋투신―2.0435.7915,885
KTB마켓스타주식AKTB자산―2.0456.81326
대한퍼스트클래스에이스주식대한투신―2.3250.682,418
KTB글로벌스타주식형펀드KTB자산―2.5456.90119
프런티어배당한아름주식1A우리크레디트스위스자산―3.3021.86461
우리쥬니어네이버적립주식1우리크레디트스위스자산―3.36 178
베스트알부자적립식혼합1SH자산―3.5034.57470
대신꿈나무적립주식1대신투신―3.5449.78104
클래스원블루칩바스켓주식V-1대한투신―3.5740.26965
미래에셋우리아이적립형주식K-1미래에셋투신―3.9239.53879
미래에셋맵스노블레스
KRX100인덱스파생상품C-A
미래에셋맵스자산―4.00 195
평균 ―7.7930.21
자료: 한국펀드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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