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월가(街)의 한 분석가는 “아시아 경기둔화의 선봉에 한국이 있다”고 지적했다. 올 상반기에 10.9% 성장한 중국은 물론, 인도 베트남 등도 고성장을 구가하고 일본도 경기침체에서 벗어나 설비 과잉투자를 걱정할 정도다. 그런데 한국은 “내부경제의 활력을 살리는 데 실패했다”고 이 분석가는 꼬집었다.
노무현 정부는 성장정책에 목을 걸다시피 해도 모자랄 판에 성장보다는 ‘분배와 복지, 균형과 형평’을 앞세운다. 그러나 수도권과 대기업을 옥죄어 거둔 실적이라곤 ‘일부 나눠주기 복지’와 ‘혁신도시 개발 준비’ 정도다. 또 기업투자가 활발해져야 좋은 일자리가 생겨 오래갈 텐데, 그저 혈세를 뿌려 임시미봉적인 ‘사회적 일자리’를 더 만들겠다며 숫자 채우기에 바쁘다.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를 앞당기기보다는 ‘1만 달러라도 평등하게 살자’는 어처구니없는 주장이 경제철학이라도 되는 양 횡행한다.
정부는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초라한 실적에다 미래의 성장기반 약화라는 짐까지 국민에게 안기고 있다. 노 정권 초기 5%대였던 잠재성장률은 4%대로 추락했다고 한다. 2030년 이후 10년간 잠재성장률이 1.8%대로 하락할 것이라는 정부 전망도 놀라운데 ‘인적자본 확충이 정체되면 2011년부터 10년간 1.9%로 급락할 수 있다’는 충격적인 경고까지 나왔다.
‘수도권 규제를 풀지 않는 것은 노 정권의 철저한 이념 탓’이라는 한 관계자의 증언처럼 노 정권은 이미 실패로 판명된 ‘이념과 코드’를 버리지 않고 있다. 이러니 경제성장을 통한 민생의 재기(再起)를 기대하기 어렵다. 각계의 경제주체들, 특히 전문가와 시장 관계자들이라도 좀 더 적극적으로 성장 드라이브를 위한 목소리를 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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