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퇴근해서 집에 와 보니 가까운 지인으로부터 아들 결혼식을 알리는 청첩장이 왔다. 반가운 마음에 열어 본 순간 새롭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보통 청첩장의 글귀를 보면 ‘존체금안…온후지절에 가내 평온과…’로 시작하는데, 이 청첩장에는 ‘두 사람이 다솜으로 만나 미쁨(믿음)으로써 옴살이 되려 합니다. 그동안 아껴 주신 어르신과 아음(친척), 벗들을 모시고 가시버시의 살부침(인연)을 맺고자 하오니 바쁘시더라도 꼭 오셔서 두 사람의 앞날에 비나리를 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희 두 사람 한살매(평생) 서로 괴오는(사랑하는) 마음으로 의초롭고 살뜰하게(매우 알뜰하게) 살아가겠습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순 우리말로 된 단어가 무슨 뜻인지 몰라서 어리둥절해하다가 아예 국어사전을 찾아가며 풀어 읽었다. 무슨 뜻인지도 제대로 모르는 국화빵 한자어 인사말보다 우리 글로 보내는 청첩장이 확산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종섭 대구 서구 비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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