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50기 국수전… 지단의 박치기처럼

  • 입력 2006년 8월 2일 03시 00분


백○의 삭감에 흑은 27로 받았다. 지금은 이렇게 넓은 쪽, 투자 가치가 큰 상변을 지키는 게 옳다. 인생의 하루하루, 바둑의 한 수 한 수는 그 무게는 똑같으나 어제가 오늘로 인해 가치가 달라지듯 이전의 착점은 다음에 따라 생명력이 달라진다. 백 28∼30을 선수하고 32이하로 달아난 것은 당연했다. 탈출은 모름지기 깃털처럼 가벼워야 한다. 백 34, 36은 행마의 흐름인데 이때 쾅 씌운 흑 37이 김만수 6단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윤혁 4단은 키가 190cm로 한국기원 프로기사 가운데 최장신이다. 허리를 꺾고 수를 읽을 때면 상대방 가슴팍에까지 닿을 듯해 얼핏 지단의 박치기를 연상케 한다. 흑 37은 그 박치기처럼 난폭하다. ‘한 판 붙어 볼래?’ 하고 한껏 상대를 자극하는 수지만 막상 백 38, 40으로 반격하니 뾰족한 방책이 없다. 흑 41로 꼬리를 내릴 양이면 참고도1로 밀고 3으로 어깨 짚는 게 유연했다. 이에 비해 실전은 백 42, 44가 선수로 먹히면서 백대마에 대한 공격을 기대할 수 없게 되었다.

해설=김승준 9단

글=정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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