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50기 국수전…결과론적인 얘기지만

  • 입력 2006년 8월 3일 03시 01분


우상변 흑진을 삶은 메주를 밟듯 유린하며 머리를 내밀게 되자 대국의 흐름이 백 쪽으로 넘어가는 듯하다. 백○ 대마에 대해 뾰족한 공격 수단이 보이지 않자 윤혁 4단은 쓴 입맛을 다시며 흑○로 뛰어든다. 어물어물하다가 이곳마저 굳혀주면 당장 실리 부족증에 걸리기 때문이다. 이에 참고도처럼 차단하는 것은 욕심이다. 4에 두면 이 흑을 잡을 길이 없다. 그래서 백48로 한 발 물러섰으나 그래도 흑은 49로 파고들어 63까지 귀를 도려버린다.

백64는 서로 탐하던 자리. 그제야 흑도 65로 방치해 두었던 좌변을 정비했는데(그래도 백은 68로 뛰어들었다) 백 또한 66으로 흑53 한 점에 재갈을 물릴 수 있어 내심 반가웠을 것이다.

결과론적인 얘기이지만, 백68에 앞서 ‘가’로 하나 밀어두지 않았다는 점이 아쉽다. 이 대목에서 밀었더라면 흑은 ‘나’로 받아두었을 것이다.

‘가’의 곳에 백돌이 있느냐 없느냐는 승부가 갈릴 만큼 중요하다. 그에 따라 뒷날 백○의 대마가 잡히는 천재지변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해설=김승준 9단 글=정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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