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50기 국수전…노장의 투혼

  • 입력 2006년 8월 14일 03시 00분


바둑의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전문화돼 가고 그 승부는 치열하기 짝이 없어 ‘체력’이 차지하는 비중이 예전에 비해 무척 커졌다. 오늘 신수에 대한 정보가 내일이면 만천하에 공개되는 시대이다 보니 개인 간 기술적인 격차는 날로 좁혀져 그야말로 백지장 차이다. 그렇기에 승부는 한층 정교해졌고 시종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야만 이길 수 있게 되었다. 집중력은 체력이 뒷받침해줄 때 유지되는 것인데, 바로 이 점이 혈기왕성한 젊은 기사들에게 나이든 기사들이 급속히 밀려나고 있는 이유다.

시쳇말로 ‘운동화 부대’로 불리는 10, 20대가 바둑계를 점령하고 있는 이 시대에 쉰 나이에 접어든 김동엽 9단의 요즘 투혼은 감동 그 자체다. 김 9단은 시니어 기전이기는 하지만 지난해 잭필드배를 석권해 생애 첫 우승을 기록하였으며 한중 국가대항전인 강원랜드배에 국가대표로도 나섰다. 9단 승단 또한 작년에 이뤘다. 이러한 활약 덕분에 2005 바둑대상에서 감투상을 수상하였다. 송대관의 노래 ‘쨍하고 해뜰 날’처럼 뒤늦게 전성기를 맞은 것이다.

백6의 협공을 외면하고 일단 흑7로 굳히는 것은 정수다. 그러면 백도 8로 갈라치는 정도. 흑17까지 쌍방 초반은 무난하게 두고 중반 이후에 승부를 걸어보겠다는 듯한 포진이다. 백26은 절대의 곳. 흑이 ‘가’로 밀어올리는 것과 비교하면 그 차이를 실감할 수 있다.

해설=김승준 9단 글=정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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