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변은 흑의 세력권인 만큼 이렇게 느긋하게 들어가는 것이 정수다.
성급하게 참고도처럼 백 1로 깊게 들어가는 것은 흑 6까지 갇혀 상당히 갑갑해진다. 인생이나 승부나 길다. 급할수록 돌아가야 하는 법.
지금까지 링 중앙만 맴돌며 탐색전을 벌이던 두 기사가 백 42를 기점으로 드디어 접근전을 펼치기 시작한다. 흥정은 붙이고 싸움은 말리랬지만 바둑은 몸싸움이 벌어져야 맛이다.
흑 49의 응수타진에 백 50의 반발은 당연한 수. 흑 51로 밀어달라는 의미이다.
흑 53은 근거의 요처로 이곳을 두어야 이후 백에 대한 공격이 가능하다. 그러거나 말거나 김동엽 9단은 백 54로 실리를 취한다. 흑 55의 공격에 어떤 대비책이 있는지….
해설=김승준 9단 글=정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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