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6 운동권은 민주화 이후 국회의원 보좌관을 비롯한 정치권에 대거 진출했다. 386 중 일부는 1990년대 들어 팽창한 정보기술(IT) 및 게임산업에 진출하거나 문화예술계로 파고들어 큰 흐름을 형성했다. 노무현 정부 출범과 함께 대통령비서관 또는 장관보좌관으로 권력의 핵심부를 차지한 386은 문화계 및 IT 계통으로 진출한 386과 ‘코드’를 공유하며 끈끈한 ‘동지애’로 뭉쳐 ‘386 권력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점령군처럼 권력 핵심에 들어간 386 운동권의 국정 주무르기는 하루 이틀 된 일이 아니다. 대통령국민경제비서관을 지낸 정태인 씨는 “모든 로비와 압력이 다 386을 통해 올라온다”고 증언했다. 그동안 주로 ‘386 부대’의 전방위 낙하산 투하가 논란이 됐는데 이번에는 사업 인허가(認許可) 분야에서 빙산의 일각이 드러난 셈이다.
더욱이 386 운동권의 명성이 다른 분야도 아닌 도박게임 산업에서 오르내리는 것은 이들의 허망한 변질(變質)과 이중성을 확인시킨다. ‘바다이야기’ 사건은 정의의 사도이자 서민의 수호자를 표방하던 이들이 권력을 매개로 한 사리사욕 앞에서 얼마나 쉽게 굴절되는지를 잘 보여 준다.
이들은 과거 재벌과 정치권력의 유착을 목이 터져라 비판하며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서민의 호주머니를 털어 자기 배를 불리는 도박게임 업종에서 386 운동권 출신이 한몫을 담당했다니, 정경유착의 새 역사를 쓰는 셈이다. 지난날의 재벌과 벤처기업을 거쳐 도박산업으로 유착의 상대가 바뀌었을 뿐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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